“최저임금 올리면 일자리 줄어”…시작부터 파행인 최저임금위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3. 4. 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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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최저임금위 첫 회의가 파행됐다. 박준식 위원장은 ‘장내 정리’ 요구하며 불출석했다. [김호영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첫번째 회의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공익위원으로 활동중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에 대한 공정성 논란으로 갈등이 깊어지며 최저임금 결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 2000원 인상안을 들고 나온 가운데 문재인 정권의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 일자리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1차 전원회의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권 교수의 사임을 요구하는 근로자측과 공익위원측이 충돌하며 회의 개회 자체가 무산됐다.

회의 시작 시간 30분전 회의장에 입장한 근로자위원 측은 권 교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권 교수 좌석에는 “권순원 공익위원 사퇴하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양대노총 조합원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사무국이 배석자 6명을 제외한 조합원들의 퇴거를 요청하자 근로자측은 “위원장이 입장해 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모두발언이 끝나면 퇴장하겠다”고 맞받았다.

시위가 이어지자 공익위원들과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아예 회의자에 입장하지 않았다. 회의 시작후 1시간이 다돼서도 입장하지 않자 근로자측 위원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첫 최임위 회의는 무산됐다. 근로자측 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공익위원과 위원장이) 책임있는 공식 해명이나 설명이 없이 회의를 지연시키는 사태에 대한 책임은 위원장과 사무국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일경제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권 기간(2017~2022년)에서 최저임금이 2690원 오르는 동안 직원을 둔 자영업자를 의미하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2017년 160만8000명에서 2022년 136만5000명으로 24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1인 자영업자’ 수는 19만3000명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최저임금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일용직근로자에서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임금근로자가 1993만4000명에서 2150만2000명으로 156만8000명 증가한 가운데 일용직근로자는 151만4000명에서 113만2000명으로 38만2000명 감소했다.

영세 사업장에서는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저임금 위반사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 미지급 등 관련법을 위반해 고용노동부에 신고가 접수된 경우는 1631건이었다. 최근 5년간 연 평균 현황을 보면 2022건에 달했다. 지난해 신고 현황을 사업장 규모별로 구분하면 5인 미만 사업장 비중이 56.2%(917건)으로 1위였다. 그 뒤로 5인~50인 미만 사업장(433건), 50인~300인 미만 (180건), 300인 이상 (29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때문에 자영업자들은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2000원 인상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친(親)노동을 표방했던 문재인 정권에서도 집권 기간 동안 총 2690원을 올렸는데, 경기 침체가 심각한 시점에서 1년 만에 2380원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이기적인 처사라는 지적이다. 전강식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을 계산하면 이미 1만1544원”이라며 “이미 자영업자의 지불능력을 초과한 임금을 지출하고 있는데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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