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을 원하는 게 아니다, 다만...” 김원형 감독, 새 외인 ‘기준’은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4. 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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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기자] “제가 디그롬을 원하는 건 아니에요. 대신...”

SSG 김원형(51) 감독이 에니 로메로(32)와 헤어질 결심을 했다. 새 선수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당연히 아무나 데려올 수는 없다. 조건데 꽤나 까다롭다. 심사숙고다. 시간이 걸려도 괜찮은 이유가 있다.

로메로는 SSG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다. 윌머 폰트를 대신해 1선발 역할을 맡기고자 했다.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는 괜찮았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실전에 나섰는데 어깨에 탈이 났다.

이후 소식이 없다. SSG는 그동안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메로 없이 시즌이 개막했고, SSG는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 한 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현재 로메로는 한국에도 없다. 미국에서 재활중이다.

김원형 감독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 애초에 SSG는 새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었다. 계약 직전까지 간 선수도 있지만, 해당 선수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하면서 한국행이 무산됐다.

SSG 김원형 감독. 수원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경력직도 살펴봤다. 그러나 폰트는 어깨에 부상이 있고, 숀 모리만도는 풀 개런티 계약인 관계로 국내에 다시 부르는 것이 만만치 않다. 결국 미국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작업은 진행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새 선수를 준비해야 한다. 로메로는 아직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치료차 가기는 했지만, 이미 4월이 다 가고 있다. 낫는다고 해도, 한 달은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하고, 퓨처스에서 경기도 뛰어야 한다. 시간이 너무 흐른다. 대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선수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찾아야 하지 않겠나. 모호한 선수는 안 된다. 확실한 선수가 필요하다.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는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지 않나. 아무나 데려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김원형 감독이 원하는 외국인 선수의 ‘기준’은 무엇일까. “제구, 구위, 운영능력, 수비, 멘탈, 건강, 팀과 케미 등 전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완벽한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런 선수는 KBO리그로 올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

NC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김원형 감독도 안다. “내가 디그롬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KBO리그에 맞는 기준점이 있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S급 선발투수는 시속 97~100마일(약 156.1~160.9㎞)을 던지지 않나. 이런 선수를 찾는 것이 아니다. 디그롬인데 보급형이랄까. 그런 선수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는 구위가 약해서 맞지만, KBO리그에서는 시속 147~148㎞, 혹은 150㎞을 던지면서 제구와 변화구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경쟁력이 안 되더라도, 여기서 통할 만한 선수가 있다. 예를 들자면, 개인적으로 NC 페디나 KIA 앤더슨 같은 선수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모든 구단들이 이런 선수를 원한다고 봐야 한다. 구단별 외국인 선수 영입 리스트가 비슷한 이유다. 그래서 더 어렵다. 아무나 데려올 수도 없고, 마냥 고르기만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 진퇴양난이다.

일단 김원형 감독과 SSG는 ‘조급함’을 버렸다. 1분 1초가 급한 상황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김원형 감독은 “지금은 선발진이 돌아가고 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로메로도 미국으로 보냈다. 급했다면 빨리 진행했을 것이다”고 짚었다.

KIA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 인천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일단 맥카티가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고, 김광현도 21일 복귀한다. 문승원, 박종훈, 오원석까지 다른 투수들도 있다. 루키 송영진까지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수가 없지 않다. 약간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에서도 좋은 투수 찾기가 쉽지 않다. 개막 후 얼마 되지 않은 상황. 빅리그를 포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를 택하는 것도 모험이다. 어차피 시간은 걸린다. 그 사이 로메로가 잘 회복해서 돌아올 수 있다면 또 기용하면 된다. 일종의 ‘투 트랙’이다.

기준을 높게 잡아서 나쁠 것은 없다. 애초에 ‘포기할 것은 포기하자’고 시작할 것도 아니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고, 시즌 성적도 걸렸다.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최우선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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