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복제약시장 열린다…연내 특허만료 美의약품은?
기사내용 요약
신규 바이오시밀러 40조원 시장 열릴 전망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27조원에 달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비롯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다수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올해 특허가 만료된다.
19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 중 조 단위 매출 제품은 총 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기획팀 김효인 연구원은 “올해 특허 만료로 인해 발생하게 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신규 시장 규모는 약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록버스터 약물을 보유한 글로벌 빅파마는 안정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위해 물질특허와 같은 핵심 특허가 만료되기 전 용도제법·결정형 등 파생 특허를 추가로 출원·등록해 존속기간을 연장하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이나 한 제품을 대상으로 가능한 많은 종류의 특허권을 확보해 시장 경쟁 침입을 방지하는 특허덤불(IP thickets) 전략 등을 활용해 시장 독점기간을 연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휴미라를 비롯한 다수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가 만료됐거나 순차적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Pharma) 특별보고서를 기반으로 올해 미국 특허 만료가 예정된 상위 10개 의약품을 살펴본 결과, 애브비의 휴미라와 존슨앤존슨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스텔라라’, 다케다제약의 신경질환 치료제 ‘바이반스’ 및 위장질환치료제 ‘가텍스’, 사노피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오바지오’, 로슈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악템라’, 재즈 파마슈티컬의 신경질환치료제 ‘자이렘’, 아스트라제네카의 염증·폐질환치료제 ‘심비코트’, 아스텔라스의 심근관류 조영제 ‘렉시스캔’, 수퍼너스의 신경질환치료제 ‘트로켄디XR’이 그 대상으로 조사됐다.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건선, 화농성 한선염, 포도막염 등 광범위한 적응증을 가진 자가면역치료제로, IgG1 단일클론항체이자 P-55, P-75 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anti-TNF-α 항체로, 종양괴사인자가 수용체들과 상호작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휴미라 특허 만료에 가장 먼저 대응한 곳은 글로벌제약사 암젠이다. 암젠은 2017년 9월 애브비에 남은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체결, 지난 1월 특허 만료시기에 맞춰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Amgevita)를 출시했다. 암제비타는 의사허가 없이 약국에서 곧바로 교차처방이 가능한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다.
또 다른 휴미라의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로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Cyltezo)가 오는 7월에 출시될 예정이며, 국내 기업들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고농도 제품인 ‘하드리마’(Hadlima)를 7월에 출시할 예정이며 셀트리온도 같은 시기에 ‘유플라이마’(Yuflyma)를 출시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연매출 17조원에 이르는 스텔라라는 판상형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스텔라라는 9월에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지만 아직 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없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는 바이오콘에서 ‘Bmab1200’을, 알보텍에서 ‘AVT04’를, 암젠에서 ‘ABP-654’를 준비 중이다.
국내 기업은 셀트리온이 ‘CT-P43’을,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SB17’을, 동아ST에서 ‘DMB3115’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들 중 임상 3상을 가장 먼저 종료한 것은 셀트리온이지만 알보텍이 먼저 FDA BLA(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을 완료해 하반기 중으로 FDA의 공식 리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3조3000억원 규모의 바이반스는 다케다가 2019년 샤이어 파마슈티컬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로, 특허 만료 시점인 8월에 맞춰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2조원에 달하는 사노피 오바지오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다. 다발성 경화증은 재발 빈도를 줄이고 장애 발생을 지연시키기 위해 평생 약물치료를 유지해야 하는 질환으로, 오바지오는 하루에 한 번만 먹으면 되는 약으로 편의성에서 강점을 보였으나, 노바티스와 BMS, 로슈 등에서 편의성을 더 높인 약이 등장했다. 이에 사노피는 20개 업체와 합의해 오바지오 특허가 만료되는 3월부터 제네릭 출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1조6000억원 규모의 악템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거대세포 동맥염,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및 코로나19 등에 사용된다. 현재 악템라 토실리주맙 물질특허는 만료된 상황이며, 제형특허가 남아있다.
셀트리온은 피하주사 제형의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 출시를 위해 로슈와 잔여 제형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재즈 파마슈티컬 자이렘은 주간 졸림증, 야간 수면장애, 탈력발작 등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기면증 치료제로, 1조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편 13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안과질환치료제 ‘아일리아’의 경우 미국 물질특허는 올해 6월에 만료되나 신약 독점권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5월까지 연장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출시도 늦어질 전망이다. 아일리아 개발사 리제네론은 FDA로부터 미숙아망막증도 적응증으로 승인을 받으면서 독점권이 6개월 연장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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