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급증에 세금 인상?…세율 조정 고심
기사내용 요약
세율 낮은 궐련형 전자담배…담뱃세 되레 줄어
"서민 증세 시동…'박근혜 정부 증세 2탄'" 지적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정부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에도 일반담배(궐련)와 같은 유해성이 입증되면 같은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은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하면서 세수 기반 확보 차원에서 초석을 다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관계부처와 국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올해 안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연초 수준의 건강 유해성을 갖고 있는지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담배 세율 체계는 궐련이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유해성이 크다는 전제 하에 제세부담금에 차등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궐련의 경우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개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09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폐기물부담금 24.4원, 연초생산안정화기금 5원이 붙어 제세부담금은 총 3323원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이보다 낮은 3004원이다. 담배소비세 897원, 지방교육세 395원, 개별소비세 529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750원, 연초생산안정화기금 0원 등이 궐련보다 적다. 비율로 따지면 궐련 대비 90.4%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여당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궐련 수준의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담배소비세라든지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이건 훨씬 적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세수가 적으니까 세수를 좀더 확보해야 된다는 측면, 그리고 담배가 궐련형이나 전자담배나 사실상 똑같이 건강에 해로워서 국민건강 차원에서 이것을 지양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이런 담배세 관련된 특히 전자담배에 관련해서는 정부가 어떤 시각으로 보고 계신지 이것에 대해서 묻고자 한다"고 질의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그 효과에 관해서 여러 이론이 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복지부에서도 이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며 "일반 담배(궐련)와 유사하게 취급되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복지부에서 그렇게 정의가 새로 이루어지면 거기에 맞게 (담배 세율도) 함께 취급이 돼야 된다"며 "저는 전자담배도 제가 담배를 하지 않습니다만, 인체에 안 좋은 것 아닌가. 그래서 아마 같은 이 범주로 취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세수가 급감하면서 정부가 세수를 메울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담뱃세 인상 초석을 쌓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계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자 세수 진도율도 13.5%로 최근 5년 평균인 16.9%에 크게 못 미친다. 기재부는 당초 잡은 세입 예산보다 세수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궐련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이 늘면서 담배 관련 세수는 오히려 줄었다.
2020~2022년 3년간 담배 판매량과 제세부담금을 비교해 보면 판매량은 35억9000만갑에서 지난해 36억3000만갑으로 1.1% 증가했다. 반면 제세부담금은 12조원에서 11조80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3억8000만갑에서 5억4000만갑으로 늘어났으나 궐련 담배 판매량이 32억1000만갑에서 30억9000만갑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국민들 행동을 교정하는 '교정세' 성격을 지니는 담뱃세부터 증세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담뱃값 인상과 궤를 같이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담배 유해성을 얘기하면서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 것처럼 일명 '죄악세'를 언급하면서 서민 증세 시동을 거는 셈"이라며 "박근혜 정부 증세 2탄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을 궐련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고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이 과중하다는 의견도 있어 세금 인상을 거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성대학교 글로벌경제연구원 '흡연의 외부 비용 추정과 합리적 담배 과세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궐련와 궐련형 전자 담배의 외부 비용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도, 현행 담배 과세 체계는 궐련형 전자 담배에 과중한 세액을 부과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세율 인상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자담배 가격은 4500원 선에서 결정되는데 정부가 세율인상을 할 경우 전자담배 가격 인상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기재부가 가격 인상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재부는 앞서 유류세 인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방안을 무게감 있게 검토했으나 물가 등 민심을 고려해 지난 17일 유류세 인하를 4개월간 연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담뱃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바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세법개정 당시 법인세 최고세율 1%포인트 인하 등 대규모 감세 정책을 펼치는 등 부자감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세수 펑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유 교수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다는 가정 하에 상속세 감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삼성·SK 등 대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공제율 인상, 종합부동산세 인하 등 대기업·자산가들에 대해 감세해준 뒤에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본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실제로 회복되지 않으면서 세수가 줄어들 위기에 처하자 서민 증세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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