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이제훈 "종영 당시 흘린 눈물의 의미는..." [HI★인터뷰]

홍혜민 2023. 4. 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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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SBS '모범택시2'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퍼니온 제공

배우 이제훈이 '모범택시2'로 자신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넓혔다. 마지막 회가 끝난 직후 흘린 이제훈의 눈물은 작품에 쏟아 부은 그의 열정과 치열했던 고민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이제훈은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SBS '모범택시2'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제훈은 '모범택시'에서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사인 무지개 운수 소속 택시 기사 김도기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지난해 방송된 시즌1에 이어 또 한 번 주인공 김도기로 분한 이제훈은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모범택시2'의 흥행을 견인했다.

시즌제 드라마로서는 최고의 호평인 '형보다 나은 아우'라는 평가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모범택시2'는 '마의 시청률'인 20%의 고지를 가뿐히 돌파하며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인 25.6%(마지막 회,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을 기록,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모범택시2'가 제작 당시부터 지금과 같은 인기를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모범택시' 시즌2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신나고 설렜다"고 말문을 연 이제훈은 "그런데 막상 촬영을 시작했더니 (과정이) 원만하지 못했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원래 시즌2 1~2회를 '베트남 로케이션으로 촬영해서 멋지게 그림을 담아보자'며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당시 베트남 현지 날씨가 우기였던 데다 코로나도 종식되지 않았던 상태라 촬영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결국 목표하던 그림을 다 담아내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온 탓에 의기소침해 있었죠. 이후에 다들 의기투합해서 재정비를 했는데, 덕분에 국내에서 베트남인 척 하고 찍은 장면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상황 탓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후반 작업의 도움도 많이 받고 스태프 분들도 너무 많이 고생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이번 작품을 하면서 유난히 스태프 분들의 힘을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시작하자마자 좋은 시청률로 출발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고,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다들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할 수 있어서 정말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작품이에요."

이와 함께 이제훈은 '모범택시2'가 기록한 압도적 시청률에 대해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는 예상을 하진 못했다"라는 솔직한 대답을 이어갔다.

"다만 김도기라는 캐릭터가 작품을 이끌어 가는 타이틀 롤로서 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표점은 있었어요. '어떻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평소 저는 작품을 할 때마다 각 캐릭터에 차곡차곡 서사를 부여하고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서 뿌리를 내린 채 연기를 하는 편이었는데, '모범택시2'에서는 그보단 시청자분들께 조금 더 각인시킬 수 있는 뾰족한 캐릭터를 만들어보자 싶었어요. 조금 더 저를 던지고 과감하게 연기를 하자는 마음으로 즐기자란 생각을 했었죠. 덕분에 예전의 제게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을 많이 발견해서 저 역시도 재미있었고, 주변의 반응을 확인 받으면서 더욱 많은 용기를 갖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요."

이제훈은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SBS '모범택시2'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퍼니온 제공

'모범택시2'는 배우 이제훈에게도, 사람 이제훈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남긴 작품이 됐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배우로서 문화 예술의 영역에서 사회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자체도 감사하고 그에 대한 무게감도 느낀다. 또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하게 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실제 사건이라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에피소드마다 실제 사건의 피해자를 보여주는 데 있어서 그냥 간단하게 지나가지 않았으면, 조금 더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에피소드로 꾸려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감독님도 그 부분을 잘 담아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과거 연기를 다 한 뒤 '내 몫을 다 했어'라고 끝냈던 때가 있었다면 이제는 제가 작품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촬영을 들어가기 전부터, 그리고 촬영을 마친 이후에도 계속해서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지 않나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이 작품에 대해서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잖아요. 소위 평생 '박제'가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노력을 해서 시청자분들께 좋은 작품을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지금도 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든지 갈 준비가 돼 있고,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인 작품이 '시그널'과 '박열'이었어요. 내가 단순히 배우가 아니라 이 작품에 있어서 진지하게 논의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진지하고 진중해진 것 같아요."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인 만큼, 시즌2를 마친 뒤의 소회 역시 이전 작품들과는 사뭇 달랐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시즌2 마지막 방송이 끝난 뒤 눈물을 흘렸다고 밝힌 이제훈은 해당 눈물의 이유에 대해 "무시히 마칠 수 있었다는 데에 대한 감사함의 눈물"이라고 말했다.

"'모범택시' 시즌2가 사전 제작이었다 보니 '언제까지 촬영을 마쳐야 한다'라는 리미트가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촬영을 마친 후에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이후에도 후반 작업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면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이어갔거든요. 음악, CG, 믹싱 등 조금이나마 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의견을 드릴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해서 마지막 방송까지 계속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혹시 우리가 놓친 것은 없을까' '조금 더 첨가하거나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은 없을까'란 생각에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었죠. 그런 과정을 거친 뒤 마지막 방송이 끝났는데, 이후에는 더 이상 할 게 없잖아요. 그 때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무사히 작품을 마칠 수 있었다는 데에 대한 감사함이 컸던 것 같아요."

많은 공을 들여 완성한 시즌2를 끝낸 지금, '모범택시'는 시즌3 제작 확정 소식을 전하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시즌3를 꼭 같이 하고 싶다"라며 열의를 드러낸 이제훈은 "그런데 아직 시즌3 출연과 관련해 제안 받은 것은 없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내일 '모범택시2' 회식을 하는데, 내일 (출연 여부를) 말씀해주시려나 싶어요. 하하. 출연 여부를 떠나서 우선 이렇게 시리즈로 계속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는 작품이 국내에서는 사실 흔하지가 않잖아요. 오랫동안 사랑 받으면서 같이 즐기고, 이야기를 통해서 위로받고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있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자랑스러워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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