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기승 부리는 ‘로맨스 스캠’…작년 피해액만 1조7200억원

미국의 연도별 로맨스 스캠 추이. 소셜 캣피쉬 웹사이트 갈무리

미국에서 이성에게 접근해 환심을 산 뒤 금전적 이익을 편취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인터넷 정보업체 ‘소셜 캣피쉬’(Social Catfish)가 미 연방수사국(FBI)·연방거래위원회(FTC)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로맨스 스캠의 피해액 규모는 총 13억달러(1조7200억 원), 피해자 수는 약 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5억4700만달러(7200억 원) 대비 138% 증가한 수치이며, 2018년 1억4500만달러(1900억 원)와 비교했을 때는 9배 늘어난 수치다.

소셜 캣피쉬는 “정부 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데이팅 앱 사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영돼 관심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사기 규모는 전례 없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주(州)별 로맨스 스캠 피해 규모를 보면 캘리포니아주가 피해자 2189명에 피해액 총 1억5810만달러로 1위였다. 이어 2위 텍사스(1331명·6030만달러), 3위 플로리다(1474명·5340만달러), 4위 뉴욕(823명·3350만달러), 5위 애리조나(680명·2540만달러), 6위 버지니아(552명·2480만달러), 7위 워싱턴(478명·2110만달러), 8위 오하이오(502명·2040만 달러), 9위 노스캐롤라이나(422명·1800만 달러), 10위 일리노이(506명·1770만 달러) 순이다.

1인당 평균 피해액 규모도 캘리포니아주가 7만2239달러(9530만원)로 가장 컸다.

로맨스 스캠에 가장 많이 사용된 금전 지급 방식은 상품권(24%)이었고 그외 가상통화(19%), 지불 앱(15%), 계좌이체(14%) 등이었다.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지불 수단은 가상통화(34%), 그 다음이 계좌이체(27%)였다.

로맨스 스캠에 가장 자주 사용된 거짓말은 “내가 (또는 가족이) 아프다·다쳤다·수감됐다”(24%), “투자 방법을 알려주겠다”(18%), “해외에 파병된 군인이다”(18%), “중요한 물건을 옮기는데 도움이 필요하다”(18%),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12%) 등으로 나타났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