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깜짝성장 불구 "세계 경제 소방수 역할은 어렵다"[뒷북 글로벌]
1분기 4.5% 성장, 예상 상회
올 5% 정부 성장목표도 '청신호'
다만 금융위기 때와 달리
내수 중심 성장 정책 추진
세계 경제 긍정적 파급효과 줄어
중국의 ‘위드 코로나’ 원년인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4.5%(전년 대비)로 전문가 예상(4.0%)을 웃돌았다. 약 3년간 이어져온 코로나19 봉쇄가 풀리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연 덕분으로, 중국 정부가 설정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5% 달성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중국 경제가 무역이 아닌 내수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는 이전보다 덜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2.9%)보다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4.8%)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3.0%에 그치며 정부 목표(5.5%)에 크게 미달해 수십 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중국의 1분기 경제는 소비가 견인한 ‘소비 주도 성장’이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6% 급등하며 2021년 6월(12.1%)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기되는 이른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시작되면서 중국인들이 쇼핑·외식·여행 등에서 적극적으로 소비한 결과다.
창수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오랜 기간 추구해온 내수로의 경제정책 전환이 이번 경제성장세 회복의 큰 원동력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내수 중심 자립 경제로의 정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역시 1분기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최근 나온 중국의 3월 수출은 전년보다 14.8%나 급증, 전문가 예상(-7.1%)을 크게 웃돌았다. 아울러 인프라에 대한 정부의 투자 지출 증가도 1분기 경제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5.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이리스 팡 ING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보다 개선된) 6.0%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2분기 경제성장세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중국 제1의 경제 도시 상하이가 봉쇄되며 중국 전체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는 올해 2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잡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5.2%를 기록하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세에서 3분의 1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1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도 IMF ‘세계경제전망’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약 4분의 1(22.6%)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일국가 중에서는 가장 큰 기여도다. 반면 미국의 기여도는 11.3%로 중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아직 1분기밖에 안 됐고 미중 무역 갈등은 격화하고 있으며 미국·유럽 등의 경기도 부진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높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실제 이날 나온 중국의 3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하는 데 그쳐 전문가 예상(4.4%)에 못 미쳤다. 고정자산 투자 역시 1분기 5.1%에 머물러 예상(5.7%)에 미달했다. 윌러 챈 포사이스바아시아 선임애널리스트는 “부동산 투자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반등이 단기적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방정부도 막대한 부채에 시달려 공격적인 재정지출을 하기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푸링후이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역시 “경기 회복의 기반이 아직 견고하지 않고 내수도 충분하지 않다”고 몸을 낮췄다.
중국 성장세가 호전돼도 세계 다른 나라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수의 전문가들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중국이 세계 경제를 침체에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금융위기 때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이 활발한 무역을 통해 경제가 성장, 다른 나라에도 성장의 과실을 전파했지만 이제는 내수 중심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과거보다 덜할 것이라는 것이다. 루이스 뤄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주도의 중국 경제 회복 때문에 그 수혜가 다른 나라보다는 중국 국내로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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