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1위' 노리는 삼성…IP 쌓아 '엑시노스' 키운다

강태우 기자 2023. 4. 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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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스템 IP 직원 상시 채용…ARM·AMD 협력 확대
'엑시노스' 맡은 시스템LSI,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
삼성 엑시노스 커넥트 U100(왼쪽), 엑시노스 모뎀(오른쪽)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내 '시스템 IP(설계자산)' 인력 채용과 미국 AMD, 영국 ARM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IP 개발·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자사 SoC(시스템온칩)인 '엑시노스'를 강화하고 삼성의 '2030 시스템반도체 비전' 실현을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산호세, 샌디에고, 오스틴 등에서 근무할 시스템 IP 직원을 상시 채용 중이다. 세부 직무는 △설계 검증(Design Verification) 엔지니어 △RTL(Register Transfer Level) 설계 엔지니어 △성능(Performance) 엔지니어 △총괄 엔지니어 등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SoC 설계 관련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성능 설계(Performance Architect) 관계자는 최근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휴대전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가장 경쟁이 치열한 SoC 시장이며 이를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삼성에서는 차세대 갤럭시 장치 혁신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 IP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채용 목적을 밝혔다.

삼성전자 미국 내 '시스템 IP' 직무 채용 공고. (삼성 커리어 캡쳐)

◇IP는 '레고 블록'?…파운드리·팹리스 핵심요소

반도체 업계에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는 '반도체 제품의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회로 블록'을 뜻한다. 반도체 설계 단계에 없어선 안 되는 핵심요소로 '설계자산'으로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IP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팹리스-파운드리-패키징)'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최선단에서 활용된다.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팹리스의 설계 시간을 단축시키거나 설계를 쉽게 하도록 돕는다.

특히 IP는 종류마다 크기, 모양이 각각 달라 조립과 변형이 가능한 '레고 블록'에도 비유되는데, 많은 레고 블록을 확보할수록 더 많은 종류의 모양을 구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객 주문을 받고 생산하는 파운드리에서는 IP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

또 ARM이나 AMD 같은 글로벌 IP 회사처럼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 종합반도체기업(IDM) 등에 IP를 팔고 수익을 얻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 퀄컴도 이곳의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생산, 조립 등을 전부 영위하는 IDM이다. 삼성 파운드리에서도 IP 파트너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팹리스인 시스템LSI 사업부 역시 IP 개발, 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다만 여기서 IP는 파운드리와 다르게 활용된다.

시스템LSI에서는 독자적으로 IP를 개발하는 동시에 다른 IP 업체들과 협업해 새로운 IP를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IP는 외부에 판매, 제공 목적이 아닌 자체 SoC 역량 강화를 위해 이용된다.

핵심부품을 한 곳에 모은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캡처)

◇삼성 엑시노스, IP 자체 활용해 시스템반도체 1위 공략

삼성전자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모뎀 등 시스템 블록들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SoC다. 삼성전자의 SoC를 브랜드화한 것이 엑시노스다. 시스템LSI가 설계를 맡고 있다. 특히 CPU에선 ARM, GPU에선 AMD 등 글로벌 IP 기업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에 이어 전장(자동차부품), 통신 등 영역으로 엑시노스를 확장시키고 있다. 엑시노스 모뎀, 엑시노스 오토에 이어 최근 엑시노스 커넥트를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엑시노스 유니버스(세계관)'를 완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IP 확보는 곧 기술 경쟁력"이라며 "삼성전자가 설계자산을 늘리며 SoC 강화에 나서는 것은 모바일뿐 아니라 오토, 태블릿, 웨어러블 등 엑시노스를 여러 분야에 확대 적용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시스템 IP 강화에 적극 나서는 것은 칩 설계 분야에서 플랫폼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2019년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1위를 달성하겠다는 '2030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혼자서 설계, IP 개발 등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IP를 개발하고 설계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급 인력 확보와 IP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오른쪽). (삼성전자 제공)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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