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금자 울리는 '꼼수금리' 그만…당국, '실질지급 이자 표기' 추진

우대금리 통한 고금리 영업 관행 제동…상품 가입시 만기이자 안내 유도
1개월 초단기적금 등장에도 연리 표기 오해 가중…"필요시 제도개선 계획"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대출창구 모습. 2021.12.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앞으로 예·적금 가입자는 상품을 가입하기 전 만기 시 받을 수 있는 실제 이자금액을 미리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기본금리는 낮고, 달성이 어려운 우대금리만 높은 고금리 예·적금 판매를 지속하자 금융당국이 관행 개선에 나서기로 하면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금융사가 예금자에게 상품 가입 전 실질지급 이자금액을 안내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여건 악화로 고금리 특판 예·적금 상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소비자가 오인하기 쉬운 예·적금 판매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고객이 만기 이자액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해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은행들도 자율적으로 제도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지도하고, 필요시 감독규정 등 개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권에서 소비자가 받을 이자를 미리 선보이고 있는 사례로는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예금', '받을 이자' 서비스 등이 꼽힌다.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은 예치와 동시에 연 3.5% 이자(3개월, 6개월 만기)를 지급하는 상품으로, 이자를 먼저 주는 만큼 소비자는 내가 받을 이자액을 즉시 알 수 있다. 받을 이자는 토스뱅크에 예치한 금액에 따라 얼마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지를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다. 별도 우대금리나 조건 없이 예·적금을 유치한다는 판매 원칙에 따라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했다는 게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예·적금 판매 관행 개선에 나선 것은 최근 미끼성 상품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민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오해 소지가 높은 우대금리 적용 저축성 상품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주로 △특판 예·적금 광고시 기본금리보다 큰 글씨로 최대금리만 강조하는 등 금리구조에 대해 금융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하진 않는지 △정해진 확률에 따라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경우 그 확률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정기 적금 기간 관련 규제 완화로 이달부터 1개월 단기 적금이 출시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치 기간이 한 달까지 짧아졌음에도 은행들은 1년 단위 금리를 안내하고 있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행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르면 은행이 저축상품에 대한 공시 기준은 확정금리(또는 배당)부 저축상품의 경우 연수익률로 작성하게 돼 있다. 은행이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해 월 단위로 이율을 쪼개어 안내할 이유가 없다. 실제 KB국민·하나·기업은행이 판매 중인 초단기 상품인 'KB 특별한 적금', '하나 타이밍 적금', 'IBK D-day 적금' 등을 보면 최고 금리를 순서대로 연 6%, 연 3.95%, 연 3.45%로 안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예치금액 제한에 따른 소비자 오해 소지도 최대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언급한 초단기 상품들은 월 최대 납입액이 20만~50만원으로 1개월 만기 시 이자는 최대 1392원이 고작이다.

일부 은행은 매주 불입금액이 늘어나는 계단식 납입형 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 7%로 광고하고 있지만, 납입액이 초기에는 적고 만기에 가까울수록 커지는 특성상 실질 이자는 연 1.2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들은 과거 돼지저금통이 변형된, 소비자의 적금 습관을 길러주는 목적의 상품"이라며 "소비자에게 재밌는 금융이라는 접근을 위한 것인데, 광고성 상품이란 꼬리표는 과한 지적"이라고 해명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