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연봉워치]⑥CEO보다 연봉 더 받은 영업맨
IB, 부동산금융, 고액자산가 대상 PB 고액연봉자
취업준비생이 가고 싶은 직장 상위에는 항상 금융권이 꼽힌다. 그 중에서도 증권사는 연봉 잘 주기로 유명한 직군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많은 젊은 세대들이 주식투자에 뛰어들면서 덩달아 증권사 취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비즈워치는 올해 3월 금융감독원에 정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증권사 22곳의 임원 및 직원의 평균보수를 들여다봤다. 전체 평균연봉을 단순 나열한 것이 아닌 임원과 직원, 성별에 따른 차이, 개인별 보수차이 등 세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증권사 연봉구조를 분석했다. [편집자]
금융투자업 특성상 성과 연동 급여가 많은 증권업계에는 '사장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아간 직원들이 적지 않다. 기본급은 낮지만 성과급으로만 수십 억원을 타간 덕분이다.
일부 프라이빗뱅커(PB)는 주식시장이 부진했던 2022년 실적을 기반으로 성과급을 책정했음에도 높은 연봉을 받아갔다. 기업금융(IB)맨들도 이연성과급을 통해 고액연봉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즈워치가 12월 결산 증권사 22곳이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아 개별보수 내역이 공개된 직원은 34명이다. 이들의 순보수(퇴직급여 제외) 총액은 541억55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보수는 15억9300만원이다.
연봉 구성을 살펴보면 기본급과 성과급 비중은 8.0%, 91.6%로 성과급에 쏠려있다. 등기임원(성과급 비중 54.8%), 미등기임원(87.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직원 성과급은 대체로 소속 사업부의 손익에 계약된 비율을 곱해 지급한다.
임원들과 달리 일반 직원들은 성과급 쪼개 받는 이연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파생상품을 다루는 트레이딩 부서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담당하는 기업금융(IB) 부서의 경우 직원임에도 이연 지급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이사보다 많이 받았다...강정구 지점장 37억 수령
삼성증권의 강정구 삼성금융센터 지점장은 지난해 연봉 36억9400만원을 받아 증권사 일반 직원 전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강 지점장의 기본급은 7400만원에 불과했지만 상여금이 36억500만원에 달했다. 기타보수로 15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받은 순보수(19억300만원)의 2배에 달한다.
강정구 지점장이 받은 성과급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발생한 수익을 기반으로 정해졌다. 삼성증권은 영업전문직 성과급을 책정할 때 리테일 위탁매매, 금융상품매매, 금융자문 등으로 발생한 수익에 손익분기점(BEP) 구간을 제외하고 최대 60%의 지급률을 곱해 책정한다.
2위는 오동진 유진투자증권 IB부문 대체투자팀장 이사대우였다. 오동진 이사는 지난해 35억7700만원을 수령했다. 기본급은 1억1500만원, 상여금은 34억6200만원이었다. 역시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7억300만원)의 5배 이른다.
상여금은 2018~2020년 3년치 이연성과급과 2021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책정한 지급분을 합친 액수다. 구조화 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가 주 업무로 성과급 이연 지급 대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대체투자팀은 다양한 딜 주관 등으로 지속적인 고수익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3위는 정문화 메리츠증권 강남금융센터 금융투자1Sub 지점장 이사대우가 차지했다. 정 이사는 총 27억6100만원을 수령했다. 기본급은 2300만원, 상여금은 27억3500만원이다. 이연성과급 지급 대상이 아니므로 2021년 12월~2022년 11월에 발생한 영업수익을 기반으로 성과급을 수령했다.
이종석 유안타증권 리테일전담이사는 26억1900만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기본급은 2500만원, 상여금은 25억9100만원을 받았다. 이종석 이사는 서울 지역 지점에 소속된 영업전문 PB다.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수령한 16억8800만원보다 10억원 가량 많다.
성과급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 실적을 기반으로 25억8600만원으로 책정됐다. 아울러 2021년 회계연도 전사 실적을 바탕으로 특별상여 500만원이 지급됐다.
허정우 이베스트투자증권 부동산금융3팀장 상무보대우는 24억2400만원을 받아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기본급은 1억200만원, 상여금은 23억2200만원이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15억6000만원)의 1.5배다.
그는 부동산금융 팀장으로 이연성과급 지급 대상이다. 상여금은 2018년부터 2021년 상반기 실적에 근거한 이연 성과급과 2021년 하반기, 2022년 실적을 바탕으로 한 즉시 성과급으로 구성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3팀장으로서 IB업무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다수의 딜을 수행해 높은 팀 실적을 달성한 점을 고려해 책정했다"고 밝혔다.
PB센터지점장, 부동산 PF 담당 직원 등 고연봉
6위인 양재철 한양증권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 운영센터장으로 총 23억1300만원을 받았다. 기본급은 9000만원, 성과급은 22억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7억2700만원)의 3.2배다.
성과급은 2022년 영업수익 기반의 성과급과 2021년 1년치 유보된 성과급으로 구성됐다. 양재철 센터장이 몸담은 AI운영센터는 주식, 채권 등 트레이딩 업무를 담당한다.
7위는 이충한 NH투자증권 PB강남센터 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충한 부장은 23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기본급 1억2400만원, 성과급은 21억7600만원을 받았다.
해당 지점은 법인 등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 지점이다. NH투자증권은 임원이 아닌 직원들에게 발생수익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회사는 성과급 책정 배경에 대해 해외 금융상품 판매 및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등에 따른 수익 실현이라고 밝혔다.
8위는 김상균 유진투자증권 채권금융본부 FITS팀 소속 부부장으로 지난해 22억3500만원을 받았다. 기본급은 9000만원, 성과급은 21억4500만원이다. 2018~2020년 3년치 이연성과급과 2021년 성과급이 포함됐다.
9위는 서재영 NH투자증권 PB강북센터 소속 상무대우가 차지했다. 지난해 21억79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기본급 1억9800만원, 성과급 19억7400만원이다.
PB강북센터도 고액자산 고객 전문 지점이다. NH투자증권은 "국내외 주식중개 수수료와 수익증권, 랩, 해외채권, 신탁 등 다양한 금융상품 수수료, 법인 연계 영업활동(IPO 대표주관사 선정) 등에 따른 수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10위는 김성작 BNK투자증권 부동산금융 매니저가 이름을 올렸다. 그는 순보수 18억9700만원을 수령했다. 기본급은 1억원, 성과급은 17억8900만원이다. 성과급은 2022년 1~12월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퇴직연금 적립금을 제외하고 지급됐다.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6억800만원)의 3.1배 수준이다.
직원 34명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중도 퇴사해 직원으로 분류된 임원은 5명이 있었다. 안재완 전 메리츠증권 트레이딩본부장 전무는 순보수 29억2800만원을 받고 퇴직금 17억3000만원을 수령했다. 민은기 전 한양증권 사내독립기업(CIC) 대표 상무대우는 순보수 28억원과 퇴직금 3900만원을 받았다.
최성순 전 다올투자증권 투자금융부문장 전무는 순보수 18억5700만원과 퇴직금 8000만원을 받았다. 조규상 전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대표 부사장은 순보수 10억8700만원, 퇴직금 20억7500만원을 받았다. 사재훈 전 삼성증권 채널영업무문장 이사는 순보수 9억4500만원, 퇴직금 13억1900만원을 수령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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