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해외서 맞손 잡는 삼성물산·현대건설… 경쟁보단 협력 택한 국내 1·2위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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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2위를 다투는 건설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국내와 해외에서 맞손을 잡고 있다.
지난해 격전을 벌였던 울산 재개발 사업장에 공동으로 입찰을 하는가 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컨소시엄으로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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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더라인’ 터널 공사, 컨소시엄 이뤄
”업황 침체 고려해 경쟁 지양”
업계 1·2위를 다투는 건설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국내와 해외에서 맞손을 잡고 있다. 지난해 격전을 벌였던 울산 재개발 사업장에 공동으로 입찰을 하는가 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컨소시엄으로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공사원가가 오르고 부동산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1위와 2위 건설사가 치열한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사업단은 지난 14일 울산 B-04 재개발사업장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300억원의 입찰보증금도 납부했다. 올해 초 재개발조합의 제안을 받아들여 ‘삼성현대사업단’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30일 조합 총회에서 조합원 동의를 거치면 사업단은 시공사로 최종 선정된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울산 B-04 재개발 현장에서 치열한 홍보 경쟁을 펼쳤다. 그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불거지고,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급증하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돌연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게 결정의 배경이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 참여에 대한 고민을 계속 이어가던 중에 조합 측에서 제안이 있었다”면서 “서로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있으니 공동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두 회사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 라인’ 공사에도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 중이다. 더 라인의 건물 아래 철도를 운영하기 위한 터널 공사로, 향후에도 추가적인 프로젝트에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언급했듯이 해외에서는 국내 건설사 간의 경쟁은 일단 피하자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했다.
최근에는 건설현장에 투입할 건설 로봇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두 회사는 지난 11일 ‘건설 로봇 분야 에코 시스템(Eco-System) 구축 및 공동 연구 개발’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각자 개발한 로봇을 상호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로봇 활용성 확대를 위한 실증 프로젝트와 안전 특화 로봇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1, 2위를 다투는 두 회사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건 의미가 있다”면서 “지난해 정비사업에서 대형사들은 상당히 많은 실적을 이미 쌓아뒀기 때문에 불황에 경쟁을 이어갈 이유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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