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성공률' 배지환, 경이로운 주루 플레이 '역대 이런 유형 있었나'

김우종 기자 2023. 4.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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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배지환. /AFPBBNews=뉴스1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서 이런 유형이 있었나 싶다. 현재까지 도루 성공률 100%.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경이로운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늘 피츠버그 팬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배지환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3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2타점 3득점 1도루로 맹활약하며 팀의 14-3 대승을 이끌었다.

안타는 단 1개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3차례 홈을 밟을 정도로 배지환의 주루 플레이는 경이로울 정도였다. 1루를 밟을 때마다 그만큼 상대 수비진을 휘저었다는 이야기다.

배지환은 팀이 2-0으로 앞선 2회초 무사 1, 3루 기회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콜로라도 선발 카일 프리랜드를 상대해 1루 쪽으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배지환의 타구를 확인한 뒤 3루 주자 로돌포 카스트로가 홈으로 쇄도하는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였다. 이때 타구를 잡은 프리랜드가 홈으로 뿌렸으나 3루 주자 카스트로가 홈인, 배지환이 시즌 7번째 타점을 올렸다. 공식 기록은 희생 번트에 이은 야수 선택이었다.

이어 1루를 밟은 배지환의 화려한 주루 플레이가 시작됐다. 후속 오스틴 헤지스의 중전 적시타 때 2루까지 간 배지환. 프리랜드는 초구에 앞서 배지환이 있는 2루를 향해 견제구를 뿌리며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배지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키브라이언 헤이스와 초구 승부 때 과감하게 3루를 파고들었다. 이와 동시에 1루 주자도 2루까지 갔다. 더블 스틸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이 도루는 배지환의 올 시즌 5번째 도루. 배지환은 올 시즌 5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 100%. 배지환은 지난 시즌에도 3개의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한 바 있다. 2루 도루도 아닌 3루 도루였다. 도루는 만약 실패할 경우, 팀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그렇지만 프리랜드가 한 차례 견제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지환은 기어코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주루에 웬만한 자신감이 없다면 해내기 어려운 작전이었다. 결국 배지환은 헤이스의 중전 적시타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득점을 추가했다.

팀이 7-0으로 크게 앞선 3회초 무사 1,3루 기회. 배지환이 밀어친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배지환의 다리가 느리다면 더블 플레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1루 주자는 2루에서 아웃됐지만, 배지환은 1루에서 여유 있게 살았다. 이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배지환은 또 타점을 추가했다. 후속 헤지스의 3루 땅볼 때 2루에 간 배지환은 헤이스의 중전 적시타 때 다시 홈을 밟았다. 상대 외야진이 아예 중계 플레이를 일찌감치 포기할 정도로 배지환의 발은 빨랐다.

배지환. /AFPBBNews=뉴스1
팀이 9-1로 앞선 5회. 또 발이 빛났다. 무사 1루 기회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 배지환이 친 땅볼 타구를 3루수 엘레후리스 몬테로가 잡았다. 몬테로가 포구 후 여유 있게 1루로 송구했는데, 세이프된 것. 배지환의 빠른 다리를 전혀 생각하지 못한 안일한 플레이였다. 공식 기록은 3루수의 송구 실책. 이번에도 1루에 나간 배지환은 홈으로 돌아왔다. 1사 1, 2루에서 브라이언 레이드의 좌전 적시타 때 2루에 있던 배지환이 자신의 세 번째 득점을 올렸다.

배지환의 주루 본능은 계속 이어졌다. 팀이 13-1로 앞선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배지환이 3루 방면으로 느린 타구를 보냈는데, 상대 3루수 몬테로는 공을 잡은 뒤 아예 1루로 뿌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내야 안타. 이날 안타와 득점, 타점, 도루를 모두 달성한 순간이었다.

올 시즌 배지환은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0(50타수 11안타) 2루타 2개, 2홈런, 8타점, 1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58을 기록 중이다. 특히 도루는 5개로 내셔널리그 5위(한국시간 18일 기준)에 자리하고 있다. 1위는 9개를 기록 중인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비록 4개 차이가 나지만 충분히 상위권이라 할 만한 배지환의 성적이다. 그동안 코리안 메이저리거 야수로는 기동력보다 비교적 장타력에 비중을 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배지환은 조금 다른 유형이다. 슈퍼소닉처럼 빠른 발을 주 무기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배지환의 플레이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매체 CBS 스포츠는 18일 "배지환의 팀 승리에 기여하는 생산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칭찬한 뒤 "피츠버그가 2회 6점을 뽑는 상황에 스퀴즈 번트로 기여했다. 피츠버그는 상대 좌완 선발이 등판할 때마다 라인업을 많이 바꾼다. 그러나 배지환은 꾸준하게 선발 출장의 기회를 받고 있다. 타율 0.220, 출루율 0.278, 장타율 0.380에도 불구하고 55차례 타석에 들어서 10득점과 8타점을 기록했다"며 호평했다.

배지환.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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