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출발 ‘4·19정신’…국경일 추진해야”

황병서 2023. 4.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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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인터뷰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4·19정신'
후대 4·19정신 알려야…영화·콘텐츠 발굴 중
"4·19혁명에 대한 정당한 평가 우선돼야"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4·19혁명은 한국 민주주의 출발입니다. 헌법 전문에도 4·19정신이 명시된 만큼 기념일을 국경일로 변경·추진해야 합니다.”

박훈(82) 4·19혁명공로자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평동 소재 4·19혁명기념도서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19일 부정부패와 부정선거를 일삼은 정권에 맞서 학생과 시민이 들고일어난 4·19혁명이 63주년을 맞았다. 자유·민주·정의를 가치로 내건 4·19정신은 제1공화국을 무너뜨린 시민혁명으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정착되는데 주춧돌 역할을 했다.

박훈(82) 4·19혁명공로자회장은 당시 고등학교 3학년생으로 거리 시위에 참여했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시위 진압에 쓰러진 동료를 둘러업고 병원으로 가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그는 4·19혁명 희생자 186명과 부상자 6200여명의 희생정신을 알리고자 지난해 6월 제9대 4·19혁명공로자회장으로 취임했다.

“헌법 전문에 명시된 4·19정신, 국경절로 기념해야”

박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평동에 있는 4·19혁명기념도서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총알을 맞고 쓰러진 동지들을 보며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다”며 “죽음을 초월해 투쟁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먼저 간 동지들에게 미안함이 있다”면서도 “그들에 대한 보답은 자유·민주·정의라는 4·19정신을 영원히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회장은 4·19혁명 기념일을 국경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사적으로 미국과 프랑스도 혁명이 일어났던 기념일은 국경일로 다루고 있다”며 “헌법 전문에까지 소개된 4·19정신이 국경일로 지정되지 않는 것은 국가적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의 헌법 전문에는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4·19혁명이 그간 의거로 폄하되며 허송세월을 보냈는데 국경일 추진은 세대 간, 이념 간 대립이 심각한 우리나라의 국민통합을 조성할 수 있다”며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 국가보훈처 등 관련 부처 공무원들을 만나 4·19혁명 기념일을 국경일로 추진하는 것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4·19 정신을 후대에 알리기 위한 문화 콘텐츠 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디지털 콘텐츠 ‘역사채널@419’가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여행하는 내·외국인이 서울은 물론 지방의 4·19역사 현장을 쉽게 찾아가거나 그 현장에서 풍부한 역사 콘텐츠와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 회장은 4·19혁명을 주제로 한 영화 제작에도 의욕적이다. 그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영화는 20편 넘게 나왔는데 4·19혁명과 관련해선 1편도 없어 아쉬웠던 상황”이라며 “대중에게 4·19혁명을 알리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민간투자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 콘텐츠인 ‘역사채널@419’.(자료=홈페이지 갈무리)

“이승만 대통령 재조명보다 4·19혁명 정당한 평가 우선”

박 회장은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모든 대통령이 공과가 있는 것처럼, 이 전 대통령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틀을 만든 공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4·19혁명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혁명 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집권 말기의 장기집권시도와 당시 자유당의 부정, 부패는 공분을 샀다”며 “4·19혁명은 자유, 민주, 정의를 짓밟은 자유당 독재정권과의 싸움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매스컴에서 4·19혁명을 겪은 세대가 이 전 대통령을 용서한 것처럼 비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4·19세대가 이 전 대통령을 용서한 것처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지만, 국가 유공자 중에서 단 한 명도 용서한 사실이 없다”며 “몇몇 개인적인 의견이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유족이나 총을 맞았던 부상자들에게 아무런 반성과 사죄 없이 이 전 대통령을 용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들 세력이 4·19묘지를 찾아가 사죄하는 등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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