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내리고 대출금리는 올렸다… 시중은행과 반대로 가는 저축은행

김수정 기자 2023. 4.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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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5.37%→3.81% 하락
대출금리, 1%포인트가량 상승
저축은행 “수익성 관리 차원”
그래픽=정서희

저축은행이 최근 예금금리를 내리고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월부터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떨어지고 있지만,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전날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81%로 집계됐다. 올해 초 5.37%인 것을 고려하면 1.56%포인트 하락했다. 자산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을 살펴보면 웰컴저축은행(4.10%)을 제외한 예금금리는 모두 3%대 중반대를 보였다. ▲페퍼 3.80% ▲SBI 3.60% ▲OK 3.50% ▲한국투자 3.30% 순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의 2월 말 ‘중금리대출’ 평균금리는 16.86%로 전달(15.93%)보다 0.93%포인트 상승했다. ‘직장인대출’ 평균금리는 19.65%로 전달(19.47%)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비상금대출’ 평균금리는 18.15%에서 18.74%로, ‘중금리 신용대출’은 14.41%에서 15.60%로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중금리대출 평균금리가 15.09%에서 16.14%로 1.05%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대출금리를 더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수신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수신금리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수신금리가 떨어지는데도 저축은행은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금리를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대출금리를 낮춘 시중은행과 대조적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 말 신용대출금리는 5.35~6.59%로 지난해 말(5.76~7.27%)과 비교하면 상단은 0.68%포인트, 하단은 0.41%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은 저축은행처럼 대출금리 산정 방식으로 기준금리를 적용한다. 시중은행은 올해 들어 당국 압박에 우대 금리나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내렸다.

그래픽=손민균

저축은행업계는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저축은행중앙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79곳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1조5957억원으로 전년(1조9646억원) 대비 18.8% 감소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저축은행의 연간 순이익이 증가하며 매년 최대 기록을 경신했는데 지난해 감소로 전환했다.

5개 저축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6952억원으로 전년(8764억원) 대비 20.7%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87억원으로 전년(2434억원) 대비 43.01% 급감했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은 513억원으로 전년(817억원) 대비 37.2%, SBI저축은행은 3284억원을 기록해 전년(3495억원) 대비 6.03%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도 각각 936억원, 8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65%, 7.03% 감소했다.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낮춰 조달비용을 줄이고 대출금리를 높여 예대마진을 끌어올려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관리가 올해 저축은행 업계의 최우선 과제다”라며 “지난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6%까지 뛰었으나 대출금리는 법정최고금리(20%)로 인해 오르지 못해 당기순이익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자 수익으로 역대 최대 수익을 기록했지만 저축은행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저축은행 수익성 지표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연체율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3.4%로 전년(2.5%) 대비 0.9%포인트 상승했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4.1%로 전년(3.4%)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지수도 2018년 123.1에서 2022년 3분기 기준 249.8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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