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내리고 대출금리는 올렸다… 시중은행과 반대로 가는 저축은행
대출금리, 1%포인트가량 상승
저축은행 “수익성 관리 차원”
저축은행이 최근 예금금리를 내리고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월부터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떨어지고 있지만,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전날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81%로 집계됐다. 올해 초 5.37%인 것을 고려하면 1.56%포인트 하락했다. 자산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을 살펴보면 웰컴저축은행(4.10%)을 제외한 예금금리는 모두 3%대 중반대를 보였다. ▲페퍼 3.80% ▲SBI 3.60% ▲OK 3.50% ▲한국투자 3.30% 순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의 2월 말 ‘중금리대출’ 평균금리는 16.86%로 전달(15.93%)보다 0.93%포인트 상승했다. ‘직장인대출’ 평균금리는 19.65%로 전달(19.47%)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비상금대출’ 평균금리는 18.15%에서 18.74%로, ‘중금리 신용대출’은 14.41%에서 15.60%로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중금리대출 평균금리가 15.09%에서 16.14%로 1.05%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대출금리를 더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수신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수신금리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수신금리가 떨어지는데도 저축은행은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금리를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대출금리를 낮춘 시중은행과 대조적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 말 신용대출금리는 5.35~6.59%로 지난해 말(5.76~7.27%)과 비교하면 상단은 0.68%포인트, 하단은 0.41%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은 저축은행처럼 대출금리 산정 방식으로 기준금리를 적용한다. 시중은행은 올해 들어 당국 압박에 우대 금리나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내렸다.
저축은행업계는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저축은행중앙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79곳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1조5957억원으로 전년(1조9646억원) 대비 18.8% 감소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저축은행의 연간 순이익이 증가하며 매년 최대 기록을 경신했는데 지난해 감소로 전환했다.
5개 저축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6952억원으로 전년(8764억원) 대비 20.7%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87억원으로 전년(2434억원) 대비 43.01% 급감했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은 513억원으로 전년(817억원) 대비 37.2%, SBI저축은행은 3284억원을 기록해 전년(3495억원) 대비 6.03%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도 각각 936억원, 8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65%, 7.03% 감소했다.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낮춰 조달비용을 줄이고 대출금리를 높여 예대마진을 끌어올려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관리가 올해 저축은행 업계의 최우선 과제다”라며 “지난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6%까지 뛰었으나 대출금리는 법정최고금리(20%)로 인해 오르지 못해 당기순이익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자 수익으로 역대 최대 수익을 기록했지만 저축은행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저축은행 수익성 지표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연체율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3.4%로 전년(2.5%) 대비 0.9%포인트 상승했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4.1%로 전년(3.4%)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지수도 2018년 123.1에서 2022년 3분기 기준 249.8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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