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부터 양봉시설까지…키르기스 농촌 변화시킨 한국 O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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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는 한국의 두레처럼 마을 주민들이 서로 돕는 협동 문화 '아샤르'가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굿네이버스, 충북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아샤르에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접목한 지역 개발 사업(새마을 기반 지역개발 시범사업)을 현지 30개 마을에서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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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케크·오쉬[키르기스스탄]·서울=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김효정 기자 = "한국 국민의 근면, 협동, 진보가 아주 감동적이고, 우리에게 영감을 줍니다."(카낫 아브드라흐마노프 키르기스스탄 경제상업부 차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는 한국의 두레처럼 마을 주민들이 서로 돕는 협동 문화 '아샤르'가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굿네이버스, 충북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아샤르에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접목한 지역 개발 사업(새마을 기반 지역개발 시범사업)을 현지 30개 마을에서 벌였다.
식수시설, 보건소 건축, 마을 도로 정비 등 마을 주민들이 서로 논의해서 받고 싶은 기초환경 개선 지원을 결정한 뒤(1단계) 이후부터는 사업실행평가를 통해 2, 3단계에 걸친 차등 지원을 한다. 3단계 '자립마을'로 선정되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집중 지원을 받게 된다.
이달 11일(현지시간) 취재진이 찾은 키르기스스탄 오쉬주 '줄루수 마을'은 이런 과정을 거쳐 3단계 자립마을로 선정된 최종 9곳 중 하나다.
이 마을은 먼저 1단계 기초 사업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가로등을 설치했다. 학교 바로 옆이 고속도로여서 통학생 교통사고 위험이 높았기 때문이다.
코이카와 굿네이버스 예산으로 75개, 면 정부 예산으로 5개의 가로등을 설치했는데, 1년에 3건 이상 발생하던 교통사고가 사라졌다고 한다.
다음 2단계 지원으로 주민들이 택한 것은 양봉 사업이었다. 코이카와 굿네이버스가 총 170개의 양봉시설을 지원했고 마을 주민 9명이 시설 관리 운영을 맡았다.
이어 3단계로는 마을에 자체적인 벌꿀 진공포장시설을 마련하게 됐다. 지금은 생산된 꿀을 주민들이 나눠 먹는 정도지만 앞으로는 국가 공인자격을 갖춰 정식으로 판매하려 하고 있다. 기존에는 목축과 민박 운영 정도였던 마을의 생계유지 수단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단계별 인센티브로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사 결정과 의지, 이를 통한 성취감을 끌어내고 삶의 질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이 사업의 특징이다.
마을의 카니벡 몰도마토프(63) 프로젝트 리더는 "먼 지방이라 일자리가 없어 주민들이 빠져나가는데 일자리를 만들게 된 것"이라며 "꿀을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업 지원을 받은 또 다른 마을인 '숫콜 마을'은 1단계 기초사업으로 유치원을 설립하고, 2단계로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사례다. 아이가 유치원에 등원하면서 학부모에게도 자유시간이 늘어나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소득 증대로 이어졌다.
압살롬 키르기즈바에프(65) 숫콜 마을 프로젝트 리더는 "굿네이버스와 코이카의 지원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아샤르라는 전통을 되살릴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2015년 4월 개소한 코이카 키르기스스탄 사무소는 이 사업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현지에 연평균 약 782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했다. 키르기스스탄이 ODA 중점협력국으로 지정되면서 올해는 76% 증가한 965만 달러를 지원한다.
수도 비슈케크의 키르기스스탄 국립기술대학교(KSTU)에서는 3D프린터 등 IT(정보기술) 교육을 통해 취업과 창업을 돕는 '팹랩'(Fablab) 사업도 하고 있다.
경제상업부 아브드라흐마노프 차관은 "우리나라 최고지도자들도 테이블 위에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책을 올려두고 있다"면서 "한국이 30∼40년 전 밟았던 단계들을 우리가 지금 밟아가고 있다. 한국의 경험이 우리에게 귀중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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