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7등..천재 타자 맞아? 계속 달라지고 있는 소토[슬로우볼]

안형준 2023. 4.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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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소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천재 타자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는 시즌 초반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4월 18일(한국시간)까지 시즌 8승 10패, 승률 0.444를 기록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홀로 승률 5할 이상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초반 판세 자체가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샌디에이고의 페이스가 기대 이하인 것도 사실이다.

샌디에이고의 초반 부진은 팀 평균자책점 4.09, 전체 11위의 마운드보다는 팀 타율 27위(0.228), 팀 OPS 전체 21위(0.705)의 타선 책임이 크다. 그리고 그 부진의 중심에는 바로 후안 소토가 있다. 소토는 18일까지 18경기에 출전해 .164/.346/.361 3홈런 7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타율 0.164는 18일까지 규정타석을 충족시킨 192명의 타자 중 186위의 기록이다. 190명 넘는 타자들이 규정타석을 소화했지만 소토보다 타율이 낮은 타자는 콜튼 웡(SEA), 에두아르도 에스코바(MYN), 트리스탄 카사스(BOS), MJ 멜렌데즈(KC), 로비 그로스먼(TEX), 크리스티안 아로요(BOS) 뿐이다. 현세대 최고의 타격 능력을 가진 타자 중 하나로 손꼽히던 소토의 명성과는 전혀 다른 수치다.

지난 2018년 5월 19세 나이로 빅리그에 데뷔한 소토는 시작부터 빛난 선수였다. 마이너리그 유망주 시절에는 전체 50위권 정도 평가를 받는데 그쳤지만 빅리그에서는 훨씬 대단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데뷔시즌 116경기에서 .292/.406/.517 22홈런 70타점 5도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고 2019시즌에는 150경기에서 .282/.401/.548 34홈런 110타점 12도루를 기록해 MVP 투표 9위에 올랐다.

단축시즌 47경기에서 .351/.490/.695, 13홈런 73타점 6도루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타율 1위, 메이저리그 전체 출루율, 장타율, OPS 1위에 오른 소토는 2021시즌 151경기에서 .313/.465/.534 29홈런 95타점 9도루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MVP 투표 2위에까지 올랐다. 소토는 데뷔 첫 4년 동안 464경기에 출전해 .301/.432/.550 98홈런 312타점 32도루를 기록했고 해당기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타율 7위, 출루율 2위, 장타율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지난시즌 도중 워싱턴 내셔널스를 떠나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소토는 지난해 두 팀에서 153경기에 출전해 .242/.401/.452 27홈런 62타점 6도루를 기록했다. 데뷔 첫 4년과 전혀 다른 타율을 선보인 소토는 올시즌 지난해보다 더 떨어진 성적을 보이고 있다.

소토가 가장 최고의 강점은 뛰어난 타격 능력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최고라 할 수 있는 선구안. 소토는 2021-2022시즌 2년 연속 메이저리그 전체 볼넷 1위를 기록했다. 올시즌에도 가장 많은 볼넷을 기록 중인 것은 맞다. 하지만 소토의 선구안이 예전과 같은 것은 아니다.

소토는 스윙을 아끼는 타자다. 메이저리그 평균 스윙율은 47.1%로 타자들은 통산 두 번에 한 번은 배트를 휘두른다. 하지만 소토의 통산 스윙율은 37.3%로 리그 평균보다 약 10%P 낮다. 유인구에 배트가 따라나가는 확률은 리그 평균(28.4%)보다 훨씬 낮은 통산 17%에 불과하다. 소토는 자신이 칠 수 있는 존을 확실하게 설정해 그 안으로 들어오는 공에만 스윙하는 타자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2018-2021시즌 꾸준히 60% 이상이던 스크라이크 존 내 스윙율이 지난해 56.3%로 떨어졌고 유인구에 배트가 따라가는 확률은 2021시즌 12.2%에서 지난해 17.2%로 올랐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스트라이크 존 내 스윙율이 51.9%, 유인구 스윙율은 18.1%로 지난해보다 더 나빠졌다.

지난해 유인구에 스윙해 공을 컨택해내는 비율은 64.2%로 높았지만 올해는 이 비율이 53.3%로 떨어졌다. 동시에 지난해 19.2%, 통산 21.6%인 헛스윙율은 올해 리그 평균(24.7%)을 훌쩍 넘는 27%까지 올랐다. 또 스트라이크 존 내에 들어온 공을 컨택하는 확률은 지난해 86%에서 올해 80.2%로 떨어졌다. 80.2%는 개인 최저 수치일 뿐만 아니라 리그 평균(82%)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올해 소토는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컨택 능력 자체도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볼을 전처럼 골라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평균 시속 91.2마일의 강력한 타구를 날리고 있지만 배트에 공을 맞히는 비율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아무리 공을 쪼갤듯한 '총알같은'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들 배트에 공을 맞히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강점이었던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 특히 싱커나 커터 같은 변형 패스트볼의 대처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소토는 올해 체인지업을 상대로만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시속 95마일 이상의 아주 빠른 공에는 오히려 대처를 해내고 있지만 가장 흔한 시속 90-95마일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아주 떨어지고 있다. 올시즌 해당 구속의 공을 공략해 기록한 안타는 단 1개 뿐이다.

시프트 제한이라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음에도 성적이 크게 하락했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인 만큼 일시적인 것인지 기량의 하락인지 장담하기 어렵다. 아직 24세로 젊은 만큼 노쇠화가 찾아왔을리는 없고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 생산성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2021시즌까지의 소토와 지난해부터의 소토가 '같은 소토'가 아닌 것 만큼은 분명해보인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소토는 총액 4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낼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지금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FA 시장에 나갈 때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평가가 소토를 둘러싸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의 소토는 데뷔 첫 4년의 '천재 타자'로 보이지 않는다. 과연 소토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후안 소토)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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