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AI 규제론' 들끓자…"챗GPT, 일단 사용해보라"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
정책 수립방향 논의·강연
韓데이터센터 투자 약속도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AI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우리' 주재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AI, 일단 사용해보시라."

전 세계에 AI(인공지능) 규제 바람이 부는 가운데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규제에 앞서 챗GPT를 비롯한 초거대 AI를 직접 사용해 본다면 업무 수행을 넘어 기술을 실제 이해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스미스 부회장은 예약 업무부터 국가별 현황 보고서 작성까지 국회에서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제시하며 "국회와 정부가 기술을 이해한다면 현명하게 규제하는 방법을 주도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스미스 부회장은 이날 김 의장과 한국의 AI 정책 수립 방향에 대해 논하고, 국회 관계자 250여 명 앞에서 'AI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우리'를 주제로 강연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클릭 몇 번으로 문서를 PPT(프리젠테이션)로 바꿔주고, 명령어 하나로 장문의 텍스트부터 이미지, 동영상까지 만들어 주는 챗GPT와 빙(Bing), MS 365 코파일럿을 소개하며 초거대 AI가 생산성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도구인지 강조했다. 그는 특히 "(흑사병이 발생했던 14세기 이후) 5세기만에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우리는 새 도구로 생산성을 높이고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시기에 진입했다"며 "이는 한국에 있어서도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초거대 AI 기술이 꽃을 피우려면 △충분한 GPU(그래픽처리장치) △많은 데이터 △유능한 인재 △우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년간 6가지 윤리 원칙을 바탕으로 책임 있게 AI가 개발되도록 했다"며 "MS는 AI를 관리·감독하는 75명의 전담 인력, 200명의 간접 인력을 활용해 AI 유해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강한 규제 없이도 안전하게 AI를 운영할 준비를 해왔다는 의미다.

김 의장도 "우리나라는 올해를 '인공지능 일상화' 원년으로 정했고 국회가 입법할 때는 산업 육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정한 규제 수준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한국에 데이터 센터 투자를 약속했다. 많은 GPU를 보유한 데이터 센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모델을 가동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다. 그는 "최고 수준의 AI 아키텍처 서비스가 가동되도록 한국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태양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17일 공개된 MS 365 코파일럿을 대중도 곧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파일럿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이메일) △팀즈(협업툴) 등 MS 365에 내장된 생성 AI다. 업계는 MS가 코파일럿 사용을 미루는 이유가 막대한 GPU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라고 추정한다. 스미스 부회장은 이같은 추측을 부인하며 "코파일럿은 소프트웨어를 완성하는 중이고 대중에 공개하기 전 기술을 최종 손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