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기업 실적 관망·연준 긴축 우려 속 미 증시 혼조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다소 엇갈리는 기업 실적들을 소화하는 와중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떠오르면서 다소 약세 압력을 받았다.
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3% 하락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8% 올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04% 내렸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기업 실적을 주시했다.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월가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94센트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하면서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82센트)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3억9000만달러를 올리며 예상치(251억3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지난 14일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에 이어 BoA도 깜짝 실적을 보인 것이다. 소매금융이 강한 주요 4대 은행이 은행권 불안과 역대급 긴축 속에서도 모두 선방한 셈이다.
특히 연준의 공격 긴축에 따라 이자 이익이 확 불어났다. 1분기 순이자 이익은 1년 전보다 25% 급증한 144억달러로 나타났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BoA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은 변화하는 경제 환경 하에서 책임 있는 성장을 위해 했던 긴 기간의 노력이 (고객들에게) 안정성을 제공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금융에 집중하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실적은 부진했다. 1분기 EPS는 8.79달러로 시장 전망치(8.10달러)를 상회했지만, 매출액은 127억9000만달러로 예상치(122억2000만달러)를 하회했다. 사업 구조가 소매금융보다 투자금융 위주여서 금리 상승 효과 등을 누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2016년 소매금융 강화를 위해 출범한 ‘마커스’ 대출 포트폴리오를 부분 매각하면서 4억70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골드만삭스는 전했다. 이에 주가는 2% 가까이 하락했다.
이외에 존슨앤드존슨은 EPS와 매출액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연간 가이던스(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주가는 3% 가까이 빠졌다. 록히드마틴은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시장을 더욱 흔든 것은 연준 행보에 대한 우려였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오늘 시장 분위기는 이번 분기 기업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연준의 긴축 공포는 곧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모야 분석가는 그러면서 이날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언급을 거론했다. 불라드 총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5.50~5.75%로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연준 내에서 가장 강한 매파 인사로 불린다.
불라드 총재의 언급은 추후 연준이 현재 4.75~5.00%에서 3번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월가 컨센서스가 5.00~5.25%라는 점에서 매파색이 짙은 발언으로 읽힌다. 연준이 최근 경제 전망을 통해 발표한 올해 최종금리 전망치는 5.1%였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은 83.4%로 보고 있다. 오는 7월 금리 인하론은 빠르게 식고 있다. 모야 분석가는 “장 초반 증시 반등은 일부 트레이더들이 연준이 추가로 2번 아닌 3번 인상을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가라앉았다”고 했다.
다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CNBC와 만나 “한 번만 더 움직이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오는 정도를 이해하기 위해 한 걸음 물러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 한 번만 올린 후 지켜보자는 의미다. 이는 현재 연준 내 주류인 예측이다.
부동산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보다 0.8% 감소한 142만건으로 집계됐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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