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현장 행보’ 홍보 강화한 LG…올 들어 부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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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엘지(LG)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소재의 엘지화학 양극재 공장을 찾았다.
엘지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구광모 회장이 양극재 생산라인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배터리 소재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 전략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엘지그룹 미래 먹거리를 맡고 있는 그룹 내 심장에서 구 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를 부쩍 강조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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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세부지침 논의 염두 해석 속
올해 들어 빈번한 일정 공개
구광모 엘지(LG)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소재의 엘지화학 양극재 공장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 국빈 방문 동행을 앞두고 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국내 배터리 소재 공급망 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선 모양새다. 나아가 최근 가족 간 상속 소송과 외국 펀드의 5% 이상 지분 확보 등 엘지를 향한 재계 관심이 커진 가운데 나온 구 회장의 행보이기도 하다. 엘지는 구 회장의 방문 사실을 하루 뒤인 18일 공개했다.
엘지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구광모 회장이 양극재 생산라인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배터리 소재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 전략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청주공장은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하이니켈(NCMA) 양극재를 만드는 엘지화학의 양극재 생산 핵심 기지다. 연간 약 7만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전기차 약 7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현장에서 한 구 회장 발언도 엘지는 공개했다. 구 회장은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의 핵심 경쟁력 기반이자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선도적 경쟁우위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엘지 쪽은 구 회장이 청주공장 임직원과 공장 내부를 함께 걷는 사진도 언론에 제공했다. 엘지그룹 미래 먹거리를 맡고 있는 그룹 내 심장에서 구 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를 부쩍 강조한 모양새다. 구 회장은 오는 24일부터 나흘간 진행될 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해 미국 정·재계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미 인플레감축법은 전기차는 물론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그 소재에 대한 규정도 담고 있다. 이런 터라 청주공장 방문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구 회장의 행보는 올해 들어 부쩍 자주 공개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엘지테크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공계 인재들을 만났고, 이달 6일에는 엘지인화원에 나가 지난해 고객 가치를 창출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해 10월 초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엘지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뒤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엘지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공장을 둘러본 바 있다. 공개된 일정을 보면 배터리와 과학기술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된 셈이다. 엘지 쪽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구 회장의 현장 경영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이런 행보가 새삼 주목받는 까닭은 구 회장을 둘러싸고 최근 여러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최근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부인과 딸들이 지난 2월 말 ‘고 구본무 회장의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해 달라’는 취지의 상속회복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가족 간 ‘인화’를 강조해온 엘지로서는 이례적인 분쟁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지난 12일엔 엘지 지분 약 5%(789만6588주)를 확보했다는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의 공시가 있었다. 이 회사는 애초 공시 의무가 없는 5% 미만의 지분만 들고 있었으나 지난 5일 엘지 주식 4만7천주를 추가 사들이면서 지분 보유 사실을 공개해야 했다. 이 공시로 구 회장 일가 및 특수관계인(약 41%), 국민연금(약 7%)과 더불어 영국계 투자회사가 엘지의 대주주로 확인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체스터를 중심으로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환원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란 분석이 나왔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일상적인 현장 경영 행보로 보이지만 최근 가족 간 소송 등의 사건들이 있어 좀 재계에서 여러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만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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