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발등 불 떨어진 지방대…"학내 갈등 필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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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전체 범위에 해당하는 혁신을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 사업인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이어 A기획처장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주는 내용임에도 적어도 예비지정까지는 공개가 될 수 없는 것"이라며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된 다음 구성원들에게 공개하고 동의를 받는다면 엄청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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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대학 견제에 극소수만 논의 참여…구성원 동의 험난할 듯"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대학 전체 범위에 해당하는 혁신을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 사업인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예비 지정까지는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 학내 갈등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본 지정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의견을 수렴한다지만 그전에 구성원에게 전혀 얘기를 하지 않고 낸 혁신안이 동의를 받을 수 있을까."
오는 6월로 예정된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명단 발표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한 지역 국립대 A기획처장은 19일 이같이 토로했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과감한 혁신을 꾀한 지역소재대학 30곳 안팎을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해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올해는 6월 예비지정을 거쳐 9월 말까지 10개 내외의 글로컬대학을 지정·발표한다.
부가사업까지 고려한다면 글로컬대학 사업이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시선도 있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필요한 지자체의 재정 지원은 기본적인 '플러스알파'다. 그 외에도 대학들 사이에서는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면 이후 각종 사업 등에서 이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기대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학들은 '과감한 혁신방안'으로 다양한 안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많은 언급이 이뤄지는 혁신방안은 대학 간 통폐합이다. 현재 충남대와 한밭대, 부산대와 부산교대, 안동대와 경북도립대 등은 통폐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글로컬대학을 준비하는 대학들의 부담과 우려는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
단편적으로는 촉박한 일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교육부에서는 대학들의 부담을 고려해 당초 7월 말까지였던 본 지정 일정을 9월 말까지 미뤘지만 대학들의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한 지역 사립대 기획처장은 "지난 2월 사업계획이 발표된 뒤 내부 논의를 위한 위원회는 1달 뒤에야 꾸릴 수 있었다"며 "'예상 가능한 혁신'은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혁신 방안을 확정짓는 과정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빠듯하게 겨우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안을 마련하더라도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험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본 지정을 위한 실행계획에는 대학 구성원 간 충분한 논의·동의가 있었는지를 담아야 한다.
대학들에서는 평가 과정에 상대평가 요소도 있다는 점을 의식해 혁신안 마련 과정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는 상황이다.
A기획처장은 "특히 국립대는 직원들이 근무 순환을 하게 돼있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들만 안다고 가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대학 내에서는 정말 소수의 인원만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기획처장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주는 내용임에도 적어도 예비지정까지는 공개가 될 수 없는 것"이라며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된 다음 구성원들에게 공개하고 동의를 받는다면 엄청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 국립대학 교수는 "대학에서 고려하고 있다는 안에 대해 소문이 돌 때마다 불안감을 표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며 "한번은 학과 경계를 허무는 안이 언급됐는데 곧바로 '우리 자리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식의 얘기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과도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소통과 동의를 중시해야 할 것"이라며 "돈 되는 것이나 일부 산업 인력공급만 혁신으로 여기는 쏠림이 없도록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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