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령화 탓에 비닐하우스마저 비어간다

관리자 2023. 4.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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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발생하는 폐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농과 맞물려 농촌이라는 공간 자체가 비어가면서 소멸위험에 맞닥뜨린 지 이미 오래다.

이렇게 놀리는 비닐하우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흉물로 변해 폐가와 함께 농촌 환경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자동화 설비 등 시설이 갖춰진 비닐하우스는 새 주인만 잘 찾는다면 투입하는 비용이 많지 않아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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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부치니 농사 안짓고 놀려
담보 대출 안돼 팔기도 힘들어

농촌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발생하는 폐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농과 맞물려 농촌이라는 공간 자체가 비어가면서 소멸위험에 맞닥뜨린 지 이미 오래다. 이로 인해 우리 농촌은 점차 활력을 잃고 빈집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한창 작물이 자라고 있어야 할 비닐하우스마저 갈수록 비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농사짓는 게 힘에 부치니 당연하다 할 것이다. 몸도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땅을 놀리게 된다. 마을주민 모두가 같이 늙어가니 주변에 농사를 대신 지어줄 사람도 마땅찮다. 일손을 구해보지만 농촌에는 일할 사람이 태부족하다. 인건비까지 큰 폭으로 치솟아 남의 손에 맡겨 농사를 지어봤자 손에 쥐는 것이 거의 없다. 이래저래 평생 농사짓던 비닐하우스를 그냥 비워두는 게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편하다.

이렇게 놀리는 비닐하우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흉물로 변해 폐가와 함께 농촌 환경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주민들의 삶의 질까지 떨어뜨린다는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같은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별반 없다는 사실이다. 떠나는 사람은 많은데 들어오는 사람은 적으니 우리 농촌은 늙어가고 비어갈 것이 뻔해서다. 방치하는 비닐하우스와 농경지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설치한 만큼 비닐하우스를 계속 놀려서는 안된다. 이미 자동화 설비 등 시설이 갖춰진 비닐하우스는 새 주인만 잘 찾는다면 투입하는 비용이 많지 않아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농가가 비닐하우스를 매입하려 해보니 걸림돌이 있다. 만만찮은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일이다. 대부분 농가가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출을 받아야만 하는데 등기가 까다로운 비닐하우스는 사실상 담보로 인정받기 힘들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규모화를 도모하려 해도 돈이 없으니 그림의 떡인 셈이다.

파이프 등 거의 모든 영농자재 값이 큰 폭으로 오른 요즘과 같은 시기에 이미 설치된 영농시설을 방치하거나 고철로 만들어 철거하는 것은 농가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우리 농업은 이농과 고령화로 이제는 지속성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농업시설과 농경지가 더이상 방치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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