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자판기도 택시 배송도… 줄폐업 위기
약 자판기·택시 배송·변호사 광고·세무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은 스타트업들도 서비스를 접을 위기에 처해있다. 2021년 4월 차량 공유 서비스의 싹을 자른 타다 금지법 시행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높은 규제 장벽이 스타트업들의 혁신 사업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빗발치면서 소송전을 벌이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곳들도 많다.
지난달 시범사업을 시작한 쓰리알코리아의 약 자판기(화상투약기)는 도입 한달 만에 ‘반쪽 사업’ 위기에 처했다. 화상투약기는 약국이 문 닫는 시간대에 약사와 화상통화해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기계다. 기존 사업자인 약사회의 반발과 규제로 지금까지 사업을 하지 못다가, 작년 6월 ‘2년 한시적 시행’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역 약사들의 반발로 반년이 넘도록 기계 설치도 못 하다 지난달에야 기계 7대를 설치했다. 허가 약품도 11가지 증상으로 제한됐는데, 소화제·상처소독제·항생제 등 자주 찾는 약품군은 모두 제외됐다. 박인술 쓰리알코리아 대표는 “조직적으로 투약기 설치를 방해한 서울관악구약사회 임원을 고소한 상황”이라며 “야간 약국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본이나 독일처럼 택시를 이용해 작은 화물이나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스타트업 딜리버리티의 택시 배송 사업도 시범 사업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기사 이탈로 위태로운 택시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였지만 택시로 화물을 운송할 수 없다는 규제에 막혔다.
변호사 온라인 연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로톡도 변호사협회의 거센 반발에 지난 2월 인력의 50% 이상을 감축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대한변협이 로톡 서비스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하면서 로톡에서 광고를 하는 변호사 수가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세금 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도 세무사 단체와 갈등을 겪고 있다. 삼쩜삼은 지난해 말 기준 1379만명이 가입한 서비스로 성장했지만, 세무사회가 삼쩜삼을 불법 세무 대리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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