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5년 성취 무너졌다” 무슨 ‘성취’ 있었다는 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다음 달 개봉할 본인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져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퇴임한 지 1년도 안 된 대통령이 본인 영화를 찍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제 자랑까지 하는 것은 겸손 자중하는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문 전 대통령이 말하는 ‘5년간의 성취’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렇게 성취가 크다면 왜 5년 만에 정권을 잃었겠나. 문 정부 5년은 국고 탕진과 천문학적 국가 부채 증가,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위선과 내로남불, 불공정과 무능으로 점철됐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으로 수백만명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좋은 일자리는 급감하고 노인·알바 자리만 늘었다. 반기업·반시장·친노조 정책으로 성장률은 떨어지고 빈부 격차는 커졌다. 세금 퍼붓기로 국가 부채는 1000조원을 돌파했다.
집값을 잡겠다며 수십 차례 대책을 내놨지만 되레 집값이 폭등했다. 임대차 3법 강행으로 전세 대란이 벌어졌다. 최근 서민들이 목숨을 끊는 전세 사기 사건은 이때 싹이 튼 것이다. 탈원전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원전 산업은 몰락 위기를 맞았다. 멀쩡한 원전의 경제성을 조작하고 공문서를 파기했다. 4대강 보를 개방해 가뭄에 물 부족 사태를 가중시켰다. 대통령 체면 세운다고 국제사회에 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터무니 없는 약속을 해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북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미국에 보증까지 서며 정상 회담 이벤트에 매달렸다. 하지만 북한은 핵 어뢰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사살당하고 불태워져도 북한 눈치만 봤다. 김여정이 대북 전단 금지법을 만들라니 곧바로 법을 만들었다. 간첩 수사도 중단해 전국에 간첩이 활개쳤다.
조국 일가 비리가 드러났는데도 비호만 했다. 대통령 친구를 울산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청와대·부처·경찰이 총동원됐다. 이상직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딸의 해외 이주를 도운 뒤 국회의원이 됐다. 이 모든 일이 국민들을 살기 힘들게 하고 분노하게 했다. 그런데 무슨 성취를 이뤘다는 것인가.
문 전 대통령은 “‘잊히고 싶다’고 했는데 나를 현실 정치에 소환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잊힐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은 언행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퇴임 후 이렇게 열심히 자기 정치를 한 전임 대통령은 없었다. 이제는 영화까지 찍는다고 한다. 이 사람에게 5년간의 실정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는 것은 소용없는 요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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