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年 4.15% 저축계좌 출시… 美은행 평균이자의 10배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4. 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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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연 4.15% 이자를 주는 예금통장이 생긴다.

애플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미국 평균 예금 이자율보다 10배 높은 저축 계좌 상품을 미국에 처음 선보였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애플 저축 계좌 이자율은 미 전국 수천 개 은행 중 11위다.

미 중소 지역 은행들은 높은 이자를 따라 대이동이 시작된 예금주를 놓고 MMF, 대형 은행뿐 아니라 애플과도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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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전통 은행과 본격 경쟁
애플카드 사용자 3억원까지 저금
단기대출 이어 ‘아이폰 은행’ 가속
SVB발 예금 유출 중소은행 비상
애플이 제시한 아이폰 월렛의 저축계좌 모습. 신용카드인 ‘애플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유로운 입출금, 계좌 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애플 제공
아이폰에 연 4.15% 이자를 주는 예금통장이 생긴다. 애플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미국 평균 예금 이자율보다 10배 높은 저축 계좌 상품을 미국에 처음 선보였다. 미국 디지털페이(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을 이미 장악한 애플이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에 이어 예금 수신까지 업무를 확장하면서 빅테크(기술 대기업)와 전통 은행권 간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예금 수십억 달러가 빠져나간 중소 지역은행이 애플의 ‘예금 싹쓸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다. 애플은 한국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도 저축 서비스를 출시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 예금통장 되는 아이폰

애플은 미 애플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저축 계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예금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약 3억 원)까지 저금할 수 있다. 예금은 애플 금융 협력사 골드만삭스가 관리한다.

애플이 약속한 연 이자율 4.15%는 미 평균 이자율 0.37%보다 10배 이상으로 많고 골드만삭스 디지털 뱅킹 브랜드 ‘마커스’ 이자율 3.9%보다도 높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애플 저축 계좌 이자율은 미 전국 수천 개 은행 중 11위다. 하지만 애플은 계좌 개설 수수료나 최소 예금 기준, 1년 예치 기준 같은 조건이 없고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어 파격적 조건이라는 평가다.

2012년 디지털 지갑 ‘애플 월렛’을 내놓은 애플은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2014년), 개인 송금 서비스 ‘애플캐시’(2017년), 신용카드 ‘애플카드’(2019년) 등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애플카드는 수수료 없이 사용금액 최대 3%를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로 지난해 초 기준 사용자가 67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선(先)결제 후(後)지불로 할부 결제가 가능한 ‘애플페이 레이터’를 내놓으며 단기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장기 대출 상품 ‘애플페이 먼슬리 페이먼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아이폰 은행’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금융 상품을 포함해 애플TV, 애플 피트니스 같은 서비스 매출이 급증해 전체 매출 20%까지 차지하고 있다.

● ‘1000조 원 이탈’ 美 은행 비상

애플의 공격적 금융 서비스 행보에 미 은행권은 긴장하고 있다. SVB 사태 이전부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들은 예금주가 이자율이 더 높아진 현금성 투자 상품 머니마켓펀드(MMF)로 이탈해 골머리를 앓아 왔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약 8000억 달러(약 1054조 원)가 미 전체 은행 계좌에서 빠져나갔다.

SVB 사태는 예금주 이탈에 속도를 붙였다. 17일 실적을 발표한 찰스 슈와브, 스테이트스트리트, M&T 등 3개 은행에서만 올 1분기(1∼3월)에 약 600억 달러(약 79조 원)가 출금됐다. 미 중소 지역 은행들은 높은 이자를 따라 대이동이 시작된 예금주를 놓고 MMF, 대형 은행뿐 아니라 애플과도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디지털페이의 또 다른 강자 페이팔도 저축 계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율은 4.15%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통 금융기관의 예금 이탈은 계속해서 가시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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