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77을 화물기로 개조, 한국을 믿기 때문에 택했습니다”

강다은 기자 2023. 4.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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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영 IAI 베르코비치 부사장 인터뷰
인천공항이 화물기 개조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국영기업 IAI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잉 B777(대형) 화물기 개조사업의 해외 첫 생산기지를 대한민국 인천공항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공항 IAI 화물기 개조시설1호기(보잉 B777) 조감도./인천공항공사
17일 열린 ‘IAI 보잉 B777 화물기 개조 사업’ 해외 첫 생산기지 투자 유치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백순석 샤프테크닉스케이 사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야콥 베르코비치 IAI 부사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고, 한국인들은 정확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일합니다.”

지난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만난 야콥 베르코비치 IAI 부사장은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이렇게 말했다. 베르코비치 부사장은 인천국제공항에 노후 대형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자사의 생산 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협약 체결을 위해 이날 방한했다.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IAI는 항공기 개조 등 MRO(항공정비·수리·개조) 분야의 핵심 기술을 보유했고, 개인 전용기, 미사일, 군사위성, 로켓 등을 개발·생산해 항공 우주 분야 강자로 꼽힌다. 이 회사가 이스라엘 밖에 대형 여객기 개조 공장을 구축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한국에서 하려는 사업은 무엇인가.

“15년 이상 노후한 대형 여객기 B777을 화물기로 개조하는 생산 기지를 인천공항에 구축한다. B777 개조 기술은 생산 기업인 보잉과 IAI만 보유한 기술이다. 이를 위해 국내 항공 MRO 기업인 샤프테크닉스K와 외국인투자 합작법인 ‘IKCS’를 설립했다. 인천공항은 부지를 제공해 B777 화물기 개조 작업 2대 및 대형화물기 2대 중정비를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시설을 2025년까지 구축한다. 그간 IAI는 B737 등 소·중형기 개조 사업을 해외 각지에 만들었지만, B777 개조 사업은 한국이 처음이다. "

-싱가포르, 중국, 인도 등 생산 기지 유치를 희망한 여러 국가 중 왜 한국을 선택했나.

“이번 B777 개조 기지 유치엔 아시아·태평양 지역 MRO 사업 규모 1위인 싱가포르와 함께 중국, 인도, 멕시코 등도 뛰어들었다. 그중 한국은 동북아에 있어 지정학적 경쟁력이 뛰어나다. 또 IAI는 한국항공우주(KAI) 등 한국 기업과 협력하며 훌륭한 파트너십을 경험했기 때문에 한국을 믿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한국~이스라엘 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 백순석 샤프테크닉스K 대표는 ‘1박 3일’ 같은 일정으로 수차례 이스라엘을 찾아 우리와 신뢰를 쌓았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한국 기업과 더 많이 협력하고 싶다”.

-인천공항에 들어서는 B777 개조 생산 기지의 효과는 무엇인가.

“생산 기지에서 진행될 개조 사업과 관련한 한국의 누적 수출액은 2079년까지 120억달러(약 15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벌써 아프리카, 중동의 대형 항공사들이 인천공항에 MRO 서비스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한국엔 여러 건설 사업과 1800여 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고, IAI의 생산 기지로 신규 노선 취항도 많아질 것이다”

-항공 MRO 사업을 어떻게 전망하나.

“코로나 팬데믹은 항공 화물 운송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앞으로 노후 비행기를 여객기에서 화물기로 개조하는 사례가 더 많아질 것이다. 또 새 화물기가 비싸 구입하기 어려운 중소 회사에선 중소 비행기를 사서 화물기로 개조하려 한다. 벌써 B777 개조를 위한 선주문이 70여 건 들어와 있고, B777 기종에 대해서만 앞으로 20년간 320대의 개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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