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터리 전략회의 3분 발표 소동… 왜 하필 ‘배터리 아저씨’였죠
지난 17일 배터리 업계에선 ‘배터리 아저씨 3분 스피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정부가 주관하는 배터리 산업 전략 회의에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유튜버 박모씨가 나와 3분 발표를 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유튜버 박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발표를 요청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배터리 소재 업체로 알려진 G사의 홍보이사로, 지난해부터 복잡한 배터리 산업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그가 추천한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개미들의 신’이란 별명도 추가로 얻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찍어준 8개 종목을 믿고 사면 부자가 된다” “여의도 애널리스트들은 이 종목을 많이 못 담아서 하락을 주장한다” “조정은 안 온다. 그냥 사라”는 식의 단정적인 주장을 펼쳐 논란도 있는 인물입니다.
이 회의는 정부 관계자 외에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지동섭 SK온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관련 교수들이 모여 대통령 방미를 앞두고 한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점검하자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한국 배터리 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여 년간 뚝심 있는 연구 개발로 세계 최다 배터리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학교에 포진한 수많은 배터리 전문가를 놔두고, 자격 논란이 있는 인물을 국가 회의에 부르는 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배터리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주관하는 중요 회의에 초청됐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추천한 종목에 묻지 마 투자가 쏠릴 수 있다”며 “만약 나중에 거품이 빠지면 비난의 화살이 정부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뒤늦게 초청을 취소했습니다. 박씨는 18일 본지 통화에서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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