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 난민들, 오늘도 편의점서 해결했다
직장인 허모(38)씨는 올 들어 일주일에 두세번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으로 점심 식사를 때운다. 카드사 할인이나 쿠폰·이벤트를 활용하면 음료수를 더해도 한 끼에 채 5000원이 들지 않는다. 허씨는 “식당에선 1만원이 넘는 때가 많아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최근 허씨처럼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에 지쳐 식당 대신 저렴한 편의점 간편식을 택하는 이른바 ‘인플레이션 난민’이 크게 늘고 있다. 고금리로 늘어난 대출 이자에 각종 공과금과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이들에게 편의점 음식은 가성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 대형 카드사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식당과 중식당, 일식당에서의 평균 카드 결제액은 런치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000~3000원쯤 상승했다. 한식당은 2만2189원에서 2만5323원(상승률 14.1%), 중식당은 1만9304원에서 2만1244원(10%), 일식당은 3만1598원에서 3만5107원(11.1%)으로 올랐다.
반면 편의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체 매출이 계속 늘었지만, 1인당 평균 카드 결제액은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편의점에서 평균 카드 결제액은 5873원으로 지난해 1분기(6103원)보다 3.8% 줄었다. 편의점들이 인플레 난민을 타깃으로 ‘990원 햄버거’ ‘2900원 피자’ ‘2000원 도시락’ 등 초저가 간편음식을 카드사 등과 제휴해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 1분기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보다 40% 넘게 증가했을 만큼 호응이 높다”며 “특히 도시락을 2개 이상 구매하는 비중이 지난해 3%에서 올해 8%로 늘어난 것을 보면 직장 동료들끼리 단체로 구매하는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생활 업종 중 평균 카드 결제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약국이었다. 약국은 올해 1분기 평균 결제액이 1만179원으로 지난해(1만1504원)보다 1300원쯤(-11.5%) 줄었다. 코로나 방역 완화로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의 판매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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