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태계 보고 습지 살리기에 민관이 힘 모아야 한다

2023. 4.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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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 총회를 창원에서 개최한 지 15년째 접어들었으나 경남 지역 습지 생태계 현황 파악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남에는 환경부(6곳) 해수부(1곳)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 7곳,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습지 1곳,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주남저수지 등 모두 9곳의 습지가 있다.

마침 환경부가 지난 17일 우포늪 훼손을 막으려 인근 26만5000㎡를 습지주변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습지보호구역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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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9곳 환경변화로 육지화 심각, 낙동강습지벨트 조성·시민 노력을

세계 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 총회를 창원에서 개최한 지 15년째 접어들었으나 경남 지역 습지 생태계 현황 파악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남에는 환경부(6곳) 해수부(1곳)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 7곳,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습지 1곳,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주남저수지 등 모두 9곳의 습지가 있다. 국제신문 취재팀이 현장을 살펴본 결과, 상당수 습지에서 물이 마르는 육지화가 심각하고 생태계 급변으로 서식 생물이 줄거나 물고기가 폐사했다. 함안 대평늪은 전체 면적의 15~20%에서 육지화가 진행됐고, 가시연꽃군락도 20% 내외로 줄었다. 창원 주남저수지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월동하는 오리류가 90%나 줄었고 치어를 잡아먹는 민물가마우지 개체수가 늘어 어민 피해가 심각하다. 다른 습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습지는 미생물 활동과 습지식물의 성장을 도와 수서곤충이나 어패류에 먹이를 제공해 ‘생태계 보고’로 불린다. 온대기후의 울창한 숲이 1년에 1㎡당 700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습지는 흡수량이 1㎏ 넘는 탄소 저장고이다. 생명체가 살기 위해서 필요한 곳이나 주변지역이 도시화하는 등 환경 변화와 관리 부실로 습지가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습지 보호를 위해선 습지보호구역 지정 권한을 가진 환경부와 산하 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의지를 보여야 한다. 마침 환경부가 지난 17일 우포늪 훼손을 막으려 인근 26만5000㎡를 습지주변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습지보호구역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유역청도 올해 부산·울산·경남 습지보호지역 6곳에 대한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5년간 보전 및 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하지만 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리계획이 시급하다. 우포늪 주남저수지 화포천을 하나로 연결해 낙동강습지벨트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최대 내륙습지가 조성되고 환경부 경남도와 지자체가 참여해 공공관리, 복원이 가능해진다. 예산 탓만 할 때가 아니다.

시민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양산 신불산 습지는 끈끈이주걱 군락지로 유명한데 습지 웅덩이에 있던 목도(덱)가 철거되면서 등산객과 탐방객이 습지로 다니고 있다. 습지 안내 표지판이나 펜스도 없다. 천성산 화엄늪 주변은 산악 자전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이면 산악 자전거 라이더들이 이곳을 찾고 있고 감시원이 운행 중단을 요구해도 아랑곳 않는다고 한다. 산악 자전거로 바닥이 지속적으로 패이면 능선부 지형이 변형되고, 습지 토양과 수분 유실로 육지화가 가속화한다. 감시원 부족에 따른 관리 공백도 심각하다. 신불산 습지에선 감시원이 없는 시기엔 밀렵꾼이나 등산객이 습지를 마구 짓밟고 있다. 보호지역 출입과 훼손을 통제하고 주변 개발을 막는 적극적인 행정이 시급하다. 위기에 처한 습지를 살리기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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