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민물가마우지의 역습?
민물가마우지라는 새가 있다. 수심 2~5m에 머무르는 21~51초 사이에 물고기를 낚아챈다. 몸 색깔은 검은색이고 날개는 흑갈색이다. 부리는 노랗고 뺨은 하얗다.
몸길이는 77~100㎝, 몸무게는 2.6~3.7㎏이다. 원래는 연해주와 사할린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과 일본 등지로 내려오던 겨울철새였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에서 겨울을 보낸 개체수가 1999년 269마리에서 올해 2만1천861마리로 20여년 새 무려 100여배 급증했다. 겨울 평균기온이 높아지면서다. 그래서 이젠 기후변화와 천적 감소로 사계절 내내 볼 수 있게 됐다. 철새가 아니라 텃새가 된 셈이다.
김포 등지를 중심으로 집단으로 번식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2003년부터다. 산란기는 5~7월인데 한 배에 알을 3~5개 낳고 28~31일 품는다. 그런 데다 잘 먹는다. 먹이는 주로 물고기들이다. 다 큰 새는 하루에 700~750g, 어린 새는 500~700g을 섭취한다.
먹성이 좋다 보니 내수면 어민 입장에선 골칫거리가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이 녀석들로 인해 어획량이 줄고 배설물 때문에 나무에 백화현상도 나타난다며 피해를 호소한 지자체가 숱하다. 경기 양평을 비롯해 충남 아산, 전북 김제, 충북 단양 등 10여곳이다.
환경당국은 이달 말까지 전국적으로 개체수를 조사 중이다. 이 녀석들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되는 지자체들을 선정해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민물가마우지는) 월동 개체군이 아니라 번식 개체군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명쾌해야 할 부분이 있다.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하더라도 어획량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포획이 최종 목적이 돼선 안 되는 까닭이다. 지구촌 어디에도 생태계 회복이라는 명제를 우선할 논리는 없다. 환경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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