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뇌 건강과 음식

경기일보 2023. 4.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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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최근 유럽영양저널에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을 매일 충분히 섭취하면 치매의 발병 위험을 줄일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마그네슘 성분 함유 식품을 하루 섭취량(350mg)보다 많은 양(550mg)을 섭취하는 사람들의 뇌가 약 1년 덜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마그네슘이 두뇌 핵심 시냅스를 활성화시키는 신호 전달을 강화해 뇌 노화와 관련 있는 뇌 수축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치매는 현재 발병 원인을 알수 없어 예방법과 치료법이 명확하게 없다. 다만 뇌기능 개선을 통해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뇌 기능을 개선하는 성분·음식들은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쉽게 나오지만, 필자는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입증된 음식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잎채소다. 여기서 잎채소는 케일, 쑥갓, 치커리, 시금치 등과 같이 잎을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의미한다. 이 음식은 엽산과 비타민B가 풍부해 우울증을 줄이고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양배추, 브로콜리, 청경채 등의 십자화과 채소도 치매와 관련된 아미노산인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추는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블루베리, 라즈베리, 체리 등 베리류 과일이 있다. 베리류 과일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돼 있는데, 이 성분은 자유라디칼로 유발되는 뇌 손상의 진행을 막아준다. 자유라디칼은 흔히 활성산소로 표현하는 유해물질이다. 이 밖에도 베리류 과일은 비타민이 풍부하고, 항염증반응 및 항산화작용을 하는 등 좋은 음식 중 하나다.

오메가3도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뇌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오메가3는 올리브오일, 아마씨, 참치, 연어, 고등어 등에 함유돼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뇌 건강을 위해서는 매일 200mg의 DHA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견과류,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의 음식도 뇌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뇌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도 있다. 첫 번째로 고과당 음식, 즉 단 음식이다. 우리의 뇌는 세포활동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포도당 형태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때 고당식이는 뇌에 과도한 포도당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뇌의 과도한 포도당은 기억력 손상이나 뇌의 일부인 해마의 가소성 감소를 일으켜 기억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하고 있다.

다음으로 튀긴 음식이다. 기름에 튀긴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체내 염증을 일으키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손상시켜 기억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이는 뇌혈관 질환으로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치매가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음식을 무조건 먹지 말아야 하고, 잎채소나 베리류 과일 등만 먹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우리가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식습관 개선으로 발병 위험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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