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그 이후

경기일보 2023. 4.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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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지도 벌써 2개월이 넘었다. 2월6일 발생한 대지진 이후에도 두 번의 강진이 다시 발생했으며 9천여차례에 이르는 여진이 지속되고 있어 주민들은 여전히 심리적 공포 속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튀르키예 동남부 산리우르파와 아디야만주에서는 홍수까지 나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지진 피해 이재민들의 임시주거지가 피해를 입었다. 현재까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양국의 사망자는 5만8천여명이며 부상자 수는 12만7천여명에 이른다. 이는 2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발생한 지구촌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청(AFAD) 발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아파트 52만채와 건물 17만여채가 붕괴되거나 부서진 피해를 당했다. 이로 인해 2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은 이재민 임시 정착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 중 70%는 산발적으로 운영하는 비공식 정착촌에서 거주하고 있다. 임시 거주시설은 매우 과밀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으로 이재민들은 건강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레제프 아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최소 150억달러를 들여 1년 안에 주택 재건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선거와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 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

시리아의 경우에는 10만명 이상이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한 북서부 지역은 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않는 반군지역이라 체계적인 지원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월드비전 구호사업 담당 직원의 보고에 의하면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은 이재민들이 머물 수 있는 안정적인 거주시설과 아동의 교육지원이다. 대지진 발생 이후에도 폭우와 푹풍이 수차례 발생해 30곳의 이재민 정착 지역의 임시 거주용 텐트 1천500여개 붕괴되거나 손상을 입는 등 추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이미 수많은 학교가 붕괴 및 손상을 입었으며 100개가 넘는 학교가 임시 거주지로 사용되고 있어 아동의 교육권도 심각히 침해 받고 있다.

월드비전은 초기 구호 단계에서 재난 복구 단계로 전략을 전환해 구호사업을 진행 중이다. 거주용 컨테이너, 텐트 등 비식량 물자 지원과 함께 안전한 식수 및 위생시설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또 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학교 시설 지원, 거주지 복귀 지원, 기초 보건시설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과 바우처 지원을 통해 이재민들의 긴급한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지진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심리정서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지진의 영향을 받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은 2천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고 피해 인원이 많다 보니 재난 복구 단계를 거쳐 도시 재건으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6·25전쟁 당시 우리는 도왔던 형제 국가 튀르키예를 돕고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심과 후원이 이어졌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이 조금씩 잊혀져 가는 이 시기에도 여전히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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