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선대 창업자의 정신이 필요한 전통제약사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컨설턴트 2023. 4. 1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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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5일) 다수의 언론사는 주말임데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삼성전자를 언급한 기사를 특별히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내용은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메모리 감산을 '안주'(安住) 신호로 해석하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1983년 도쿄선언 이후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투지 넘친 기업문화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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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대표

지난 토요일(15일) 다수의 언론사는 주말임데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삼성전자를 언급한 기사를 특별히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내용은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메모리 감산을 '안주'(安住) 신호로 해석하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1983년 도쿄선언 이후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투지 넘친 기업문화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삼성전자는 인텔과 같은 안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삼성전자의 감산발표에 대한 이 같은 비판과 함께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주가가 나란히 강세를 보인 점을 흥미롭게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현상을 "업계 선두업체가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으니 반도체업황이 이제 바닥을 찍고 올라올 일만 남았다는 뜻"이라고 해석하면서 한술 더 떠 "메모리업계 삼두체제의 정상자리가 너무 편해진 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대 의욕을 잃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번 이코노미스트의 삼성전자 안주전략에 대한 비난은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설립 후 반세기 이상 영위한 국내 전통제약사의 문제이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국내 전통제약사의 경영전략은 대표적으로 ①사업다각화 ②오픈이노베이션 ③해외시장 진출 3가지로 구분된다. 이들 슬로건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창업 선대회장의 기업가정신과는 거리가 있다.

첫째, 대부분 국내 제약사가 주요 경영전략으로 피력하는 사업다각화는 제약기업 본연의 설립이념과 비전인 '신약개발을 통해 인류건강에 기여한다'는 것과 달리 일반 식음료, 건강식품, 기능성화장품, 미용품목, 생활세제 등 일반 소비재품목 관련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의약품도 기존 제네릭 의약품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고 시장침투가 용이한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상품으로 도입·판매하는데 주력한다.

둘째, 최근 국내 전통제약사 연구·개발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은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도 결국 실패위험을 감수하고 신약개발을 추진하는 기업가정신의 후퇴로 볼 수 있다. 물론 과거와 달리 시간과 비용, 그리고 약효 효율성 도출 측면에서 과거와 달리 정량·정성적으로 문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 연구·개발 비중 대비 지나치게 증가했다는 게 문제다. 이마저도 공동 연구·개발, 상업화 등 SI(Strategic Investment·전략적 투자)보다는 주식 및 부동산 투자와 같은 FI(Financial Investment·재무적 투자) 목적이 대부분이다.

셋째, 한정된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중심의 수출비중을 확대한다는 해외시장 진출도 해당사가 개발한 신약이나 의약품, 의료품목이 아닌 필러, 보톡스, 기능성화장품, 건강식품 등이 대부분이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위탁개발생산(CDMO)과 합작법인(JV) 설립, 바이오의약품 등 과거에 비해 그 비중과 규모가 커졌지만 전통제약사는 여전히 비의약품 중심의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0년 말 기준 국내 증시에서 헬스케어업종 비중은 2% 남짓이었다. 2022년 말 기준 헬스케어업종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그것은 일부 신약개발 벤처기업의 피나는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인한 연구·개발 성과와 대기업의 막대한 투자와 적극적인 해외진출 결과로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전통제약사의 자리는 없다. 연초 우려한 헬스케어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회계감사 이슈는 사라지고 2분기 들어 금융시장 활성화와 함께 헬스케어업종지수도 회복하고 있다. 여기도 전통제약사의 공헌은 제한적이다.

선대 창업자의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공명심(公明心)이 필요한 시기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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