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달러화 몰락?…위안 결제 ‘환승’ 늘고 유럽은행 총재 경고
방글라데시 경제 관계부 고위 관리 우탐 쿠마르 카르메이커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러시아에 건설대금을 중국 위안화로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인 로사톰과 함께 126억5000만달러(약 16조 6879억원) 규모의 원전을 건설 중이며, 이 가운데 90%를 러시아로부터 빌린 차관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 진영의 제재로 인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에 따라 SWIFT를 통한 달러 송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위안화 결제를 택한 셈이다. 앞서 중국과 브라질은 지난달 두 나라 간 교역에 달러 대신 양국 통화인 위안화와 헤알화 결제 체제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랍에미리트(UAE)산 액화천연가스(LNG) 거래에 위안화가 사용되는 등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같은 날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 행사에서 달러화의 지위 악화를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글로벌 공급망 탄력성이 줄면서 불안이 더 커질 수 있고, 지정학 긴장이 계속 고조되면 다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면서 “미국 달러가 세계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당연히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달러화와 관련해 마켓워치는 이날 지난 6개월간 달러화 지수가 10% 이상 하락했다면서 지난달에는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8.4%다. 지난 1990년대 후반의 약 70%보다 줄어들었다.
최근 위안화 결제가 늘고 있는 상황을 두고 상하이 동아시아연구소 바오청커 부소장은 대만 중앙통신사와 인터뷰에서 “위안화 굴기는 (달러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달러의 결점을 보완하는 것이며, 달러 패권에 대한 일부 국가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배경에는 미국이 자본의 우위를 이용,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제 구도를 만드는 데 대한 다른 나라들의 불만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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