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핵심 강래구 “영길이 형이 많이 처리했더라”
이정근·강래구 통화 녹음파일
송영길이 돈 살포 관여한 정황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4월 10일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의 통화에서 “누구 얘기를 (송영길 후보가) 하길래 ‘참 열심히 하네요’ 그랬더니만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며 말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또 당시 통화에서 강래구씨가 이정근씨에게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성만 의원)이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후보가) ‘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라며 말하기도 했다. 같은 통화에서 이씨가 “우리는 왜 저번에 왔을 때 강 감사님(강래구씨)께서 이렇게 신나게 주셨잖아. 그러면 우리는 이제 됐으니까 그냥 이제 더 안해도 되는 건가”라고 묻자, 강래구씨가 “영길이 형한테 물어보고. 뭐 막판에 스피치 낼 때 한 번씩 더 해가지고”라며 답했다.
해당 녹취록을 확인한 검찰은 이 대화들을 송영길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를 알고 있었고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언론에 “나는 모르는 일이다. 왜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수사를) 하느냐”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보좌관을 지낸 박모씨에게 소환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뿌려진 돈 봉투 9400만원 중 7000만원에 대해 중간 전달책으로 핵심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출석하면 송영길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박씨 조사에 앞서 이날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소환 조사했다. 민주당 돈 봉투 의혹 수사는 이씨의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씨가 정치인 등과 통화한 녹음 파일 3만여 개가 나오면서 시작된 것이다.
검찰은 또 민주당 수도권 지역위원장 출신 강모씨도 이날 소환 조사했다. 그는 2021년 4월 강래구씨 지시에 따라 현금 500만원을 마련해 이정근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민주당 지역본부장 7명에게 건네졌다고 보고 있다.
한편, 강래구씨는 민주당 전당대회 6개월 뒤인 2021년 11월 한국감사협회가 주는 ‘청백리상’을 받은 것으로 이날 드러났다. 청백리상은 재물 욕심이 없으며 곧고 깨끗한 감사인에게 특별 수여되는 상이라고 한다. 당시 강씨는 수상 소감에서 “부패 예방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강래구씨는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에 뿌려진 의혹이 있는 돈 봉투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마련했다는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조달한 돈 가운데 6000만원은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모씨와 이정근씨를 차례로 거쳐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됐고, 윤 의원이 이 돈을 민주당 의원 10여 명에게 건넸다고 보고 있다. 강래구씨가 추가로 마련한 2000만원도 이정근씨 등을 거쳐 지역상황실장 20여 명에게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강씨는 지난 16일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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