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1사까지 퍼펙트' 백정현 "3회부터 의식했다"

기사내용 요약
키움전서 8이닝 2실점 호투
"퍼펙트 의식하고 적극적으로 던져"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4로 승리한 뒤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04.18. ddingd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명동 기자 =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좌완 투수 백정현(36)이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놓고 퍼펙트게임을 놓쳤지만, 그간의 부진을 씻는 호투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백정현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해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백정현은 시즌 첫 승(2패)을 수확했다.

백정현은 8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며 올해로 42년째를 맞은 프로야구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퍼펙트게임 탄생을 기대케 했다.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디슨 러셀에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퍼펙트 행진은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뒤 백정현은 "3회부터 퍼펙트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꿈이 퍼펙트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항상 마운드 오를 때 그 마음으로 올라갔다"면서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늘 (퍼펙트를)생각했다. 그래서 퍼펙트가 이어지는 상황이 어색하지는 않았다"고 돌아봤다.

더그아웃 분위기가 어땠냐는 질문에는 "동료들이 조심스러워하는 것을 느꼈다. 그 상황이 재미있었다. 서로 말을 안 걸려고 하고, (나를)없는 사람 취급하듯이 움직였다"며 "나중에 (강)민호 형이 자신도 긴장됐다고 말해줬다"고 답했다.

백정현은 이날 최고 구속이 시속 138㎞에 불과했지만, 칼날 제구를 앞세워 8회 1사까지 한 타자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호투 비결로 백정현은 포수 강민호와의 호흡과 제구력을 꼽았다.

백정현은 "(퍼펙트를 의식해)적극적으로 던지려고 했다. (강)민호 형도 좋은 공 위주로 잘 리드해줬다.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날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진 백정현은 전체 93개 투구 중 19구를 체인지업으로 구사했다. 올 시즌 앞선 두 경기에서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6.7%에 그쳤지만, 이날은 20.4%에 달했다.

"지난 경기에서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민호 형이 이번 경기에는 체인지업을 잘 연마해서 경기하자고 했다. 그래서 불펜 투구부터 체인지업을 더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전 등판에서)구속을 의식하다보니 공의 목적이 없어진 것 같았다. 그래서 제구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운이 따랐다고도 덧붙였다.

백정현은 "실투가 많았다. 안타가 될 수 있는 상황도 많았다. 그런 공이 계속 야수한테 잡혔다"며 "타자가 공을 쳐도 빗맞는 타구가 나왔다. 운이 따르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내야안타를 내준 과정은 무척이나 아쉬웠다. 러셀이 친 타구가 백정현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안타로 연결됐다. 굴절된 타구를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잡아 급히 1루로 송구했지만, 러셀이 1루를 밟은 뒤였다.

백정현은 "러셀의 타구가 굴절되는 순간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에서 깬 느낌이었다"면서 "다음에는 다음 타자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첫 안타를 허용한 후 백정현은 대타 이지영에 병살타를 유도해 8회를 순식간에 끝냈다.

퍼펙트가 깨진 후 완봉승에 도전했던 백정현은 9회 2실점을 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선두타자 김동헌에 2루타를, 임병욱에게 3루타를 연달아 맞아 실점했다.

결국 삼성은 백정현을 강판하고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승현이 이용규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백정현은 결국 2실점을 기록했다.

백정현은 "9회에는 힘이 좀 들었다. 키움 타자도 적극적으로 공격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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