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고래’ 英 부커상 최종 후보에

김용출 2023. 4. 1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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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천명관(59)의 장편소설 '고래'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천 작가의 '고래'를 포함해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여섯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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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 부문 후보6편에 포함
영어 번역가 김지영씨 함께 올라
세 여성 삶 통해 파괴적 욕망 그려
심사단 “에너지에 휩쓸린 작품”
2022년 정보라 이어 2년 연속 선정
소설가 천명관(59)의 장편소설 ‘고래’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에 올랐다.
천명관 작가(왼쪽)와 김지영 번역가. 부커상 홈페이지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천 작가의 ‘고래’를 포함해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여섯 작품을 발표했다. ‘고래’를 영어로 옮긴 김지영 번역가도 함께 명단에 올랐다. 올해 최종 후보에는 ‘고래’와 함께 프랑스 작가 마리즈 콩데의 ‘더 가스펠 어코딩 투 더 뉴 월드(The Gospel According to the New World)’, 코트디부아르 작가 가우즈의 ‘스탠딩 헤비(Standing Heavy)’, 불가리아의 작가이자 시인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Time Shelter)’ 등이 뽑혔다.
심사위원회는 이날 ‘고래’를 호명하며 “이런 소설은 없었다. 읽어보길 추천한다. 에너지에 휩쓸린다. 캐릭터는 비현실적이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다. 착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천명관 소설 ‘고래’
‘고래’ 영문판 표지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앞서 ‘고래’에 대해 “한국의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세 인물의 삶을 따라간다”며 “전근대 사회에서 탈근대 사회로의 급속한 전환 과정에서 한국이 겪은 변화를 재조명한 풍자적 소설”이라고 평했다.

소설 ‘고래’는 설화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금복과 춘희, 노파 세 여성의 거친 삶을 통해 인간의 파괴적인 욕망을 스케일 있게 그린 작품이다. 살인과 방화, 폭력, 성폭행 등의 범죄가 난무하는 인물들의 폭풍 같은 서사가 민담, 전설, 동화, 초현실적 요소에 혼재돼 전개된다. 출간 이후 10만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1964년 경기 용인에서 태어난 천 작가는 평범한 회사원에서 30대에 충무로 영화사에 들어가 영화 ‘총잡이’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마흔 살에 처음 쓴 단편소설 ‘프랭크와 나’로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듬해 ‘고래’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았다. 지난해 누아르 영화 ‘뜨거운 피’로 영화감독으로도 데뷔했다.

천 작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무력해질 때마다 작가로 소환해준 ‘고래’가 내 삶을 이끌었다”며 “이 작품이 없었다면 존재를 증명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커상은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던 문학상으로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한다.

2016년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이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2018년에는 한강의 ‘흰’이 최종 후보, 2019년 황석영의 ‘해질 무렵’이 1차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최종 후보에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1차 후보에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최종 수상작은 다음달 23일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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