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준 형사 "조폭 부두목과 대치…목 밑에 칼 들이대고 음주차량 돌진해" ('세치혀')[종합]

김수현 2023. 4. 1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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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김복준 형사의 '보복썰'이 놀라움을 안겼다.

18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이하 '세치혀')에서는 '수사반장 세치혀' 김복준 형사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수사반장 세치혀' 김복준 형사는 '길 가다 칼 맞아봤어? 어나더레벨 수사반장의 사건 25시'라는 썰 제목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복준 형사는 "형사들이 트라우마 한둘씩은 꼭 있다. 목욕탕에 가서 세신을 받으려고 침대에 누워서 기다리는데 세신사를 딱 보는 순간 가슴이 벌렁거리더라. 제가 부검 당하는 기분인 거다. 32년 동안 부검 현장을 500번은 갔다온 것 같다. 부검현장과 구조가 똑같다. 시체가 된 기분이라 목욕을 포기했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 형사들도 그런 분들이 많다더라"라 전했다.

범죄자에게 보복을 당해봤다는 김복준 형사는 "여름날 누군가 따라올 때 같은 쎄한 느낌이 들어 자꾸 뒤를 확인하다 방심하고 걸어가는데 누가 슥 스치는데 옆구리가 뜨끔한 거다. '나 찔렸다' 싶어서 보니까 금방 알아보겠더라. 4년 전에 강도상해죄로 내가 잡았던 범죄자였다. 영화를 보면 칼로 찌르면 빼고 싸우는데 다 거짓말이다. 경찰학교에서 제가 가르칠 때 흉기 대처법을 꼭 말해준다. 찌른 손을 놔주면 죽는다. 계속 들어온다. 잡고 늘어지는 수밖에 없다. 왼손에 흉기를 잡고 오른손에 멱살을 잡고 뒹굴었다. 지나가는 분들이 신고해줘서 검거를 했다"라 전했다.

이어 "1998년에 조직폭력 전성시대에 제가 폭력사건 전담 반장이었다. 전국 각지 조직폭력 검거에 열중하다보니 90명 정도를 검거했다. 그런데 부두목이 안잡히는 거다. 그날도 잠복근무 후 허탕을 치고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을 하고 집에 가려고 나오는데 소변이 보고 싶은 거다. 다리 위에서 볼일을 보는데 옆에 누가 붙는 거다. 옆을 봤는데 제 목 위에 날카로운 게 느껴졌다. 애타게 찾아 헤매던 부두목이었다. 날 먼저 알아보고 칼을 들이밀었다"라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복준 형사는 "제가 눈치 챘을 때는 늦었다. 대치 상태는 길지 않았다. 형사가 쪽팔리게 쫄면 안되지 않냐. '자식이 건방지게 이거 안 치워? 빨리 치워' 했는데 더 덤비더라. 진짜 창피한 이야긴데 그 순간에 구두 밑창이 뜨뜻해졌다. 소변을 본 거다. 죽기 직전이라 생각하니까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밀려오더라. 그 장면 중에 가장 아팠던게 딸이다"라 회상했다.

김복준 형사는 "딸 하나다. 딸이 태어날 때도 근무하느라 3일 만에 갔고 말 배울 때에도 크는 과정을 제대로 못 봤다. 5분 남짓의 시간이 50시간처럼 느껴졌다. 이런저런 생각이 났는데 바로 그때 대치하는 맞은편에서 굉음이 들리더니 의문의 차량이 이쪽으로 돌진하는 거다. 조폭이 목에 칼은 대고 있지 차는 달려오지 칼에 죽거나 차에 치여 죽겠구나 싶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저는 하나의 행동밖에 할 수 없었다"라 했다.

딸 이야기에 울컥했던 김복준 형사는 "딸이 클 때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한 번은 오랜만에 집에 갔는데 도망가면서 '저 아저씨 누구냐' 하더라. 그러다보니 위험한 순간에 딸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며 딸을 향해 영상편지를 남겼다.

김복준 형사는 "부두목이 차를 보고 움찔한 순간 그대로 안아서 다리 밑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제 몸무게가 102kg였는데 부두목은 70kg 가량이었다. 무거운 내가 먼저 떨어져야 하는데 희한하게도 내가 부두목 위로 떨어졌다. 다행히 수심은 얕았지만 진흙이어서 크게 다치진 않았다. 그 상태에서 수갑을 채웠는데 아프다고 죽는 소리를 하더라. 꾀병인줄 알았는데 갈비뼈 2개가 부러졌더라. 그 당시 달려오던 차는 음주운전 차량인 걸로 추후에 밝혀졌다. 음주운전 차량이 난간을 세게 박아서 차주도 바로 검거됐다"라 전했다.

그는 "사실 제 입장에선 고마웠다. 그때 제가 검거했던 부두목은 개과천선해서 지금은 아주 잘 살고 있다. 제가 검거하러 갈 때마다 부두목 어머니가 부탁을 하셨는데 이후에 새사람이 됐다. 저한테 잡힐 운명이었던 거다"라며 형사들의 노고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하면서 마무리 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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