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1사까지 퍼펙트' 백정현 "많이 힘들어, 앞으로 의식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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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1사까지 퍼펙트.
아쉽게 대기록 달성은 무산됐지만 삼성 라이온즈 좌완 백정현(36)이 시즌 최고투를 펼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백정현이 최고의 피칭으로 압도한 경기였다. 효과적인 투구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도움되는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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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8회 1사까지 퍼펙트. 아쉽게 대기록 달성은 무산됐지만 삼성 라이온즈 좌완 백정현(36)이 시즌 최고투를 펼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백정현은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 투수가 됐던 백정현은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1승2패)을 신고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전 경기들과 달리 이날 백정현의 투구는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8㎞에 불과했지만 정교한 제구로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혹했다. 던지는 공마다 보더라인 곳곳에 예리하게 꽂혔고, 키움 타자들은 손을 쓰지 못했다.
그렇게 8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백정현은 키움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에게 통한의 내야 안타를 맞고 퍼펙트 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 이지영을 병살 처리하며 8회까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비록 9회에 실점을 내줬으나 백정현의 피칭은 완벽에 가까웠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백정현이 최고의 피칭으로 압도한 경기였다. 효과적인 투구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도움되는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백정현은 퍼펙트 게임을 의식했냐는 질문에 "어릴 때부터 꿈이 퍼펙트 게임이었다. 초반에 실투도 있었고 안타가 될 상황도 많았는데 계속 타구가 야수들에게 잡히니까 운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3회부터 (퍼펙트를) 의식하고 있었다"고 투구 당시 심정을 밝혔다.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는게 쉽지 만은 않았다.
백정현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힘을 아끼고 빠른 카운트 싸움을 위해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러셀의 타구가 자신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안타로 이어졌지만 백정현은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퍼펙트가 깨지는 상황도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기록이 깨진 뒤엔 다음 타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욕심이 생겼으나 후회는 없다. 백정현은 "오늘 던지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앞으로 (퍼펙트를)크게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록은 놓쳤으나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은 긍정적이다.
사실 백정현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시범경기 3경기 평균자책점이 6.55로 높았고, 정규 시즌 첫 등판에서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도 부진이 이어지자 선발 입지도 위태로웠다.
하지만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SSG를 상대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고, 세 번째 등판에서 키움을 상대로 시즌 최고투로 완벽하게 살아났음을 알렸다.
백정현은 "부진 이후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많이 연구했다. 좋았을 때 경기도 다시 보기도 하고 좋은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도 참고했다"면서 "결국 답은 제구에 있었다. 그동안 구속을 의식해 힘 있게 던지려다보니 타깃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제구를 잡기 위해 훈련했고, 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삼성은 현재 선발진에 두 개의 구멍이 나 있다. 이런 가운데 백정현의 호투는 큰 힘이 됐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지난 2경기의 호투를 앞으로도 이어가야 한다. 백정현은 로테이션상 오는 23일 KIA 타이거즈와 광주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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