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에 무너진 30대 여성, 국가대표 육상 유망주였다
A(31)씨는 강원도에서 원반던지기 선수로 활동하다가 열악한 가정 형편 탓에 부모와 떨어져 외할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았다. 이후 해머던지기로 종목을 바꿨고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국내 최연소 육상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여자 해머던지기 종목에서 5위에 올랐다. 이후에는 울산시청 소속으로 2012년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따내는 등 각종 대회에서 선전했다.
선수와 코치 생활을 이어가던 A씨는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인천 미추홀구아파트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인천에 온 이후 직장을 다니며 착실히 생활비를 벌었고, 애견 미용 관련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년 뒤인 2021년 9월 전셋집 재계약을 하면서 임대인의 요구로 1800만원을 올린 9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후 그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사기 피해로 전체 60세대가량이 통째로 경매에 넘겨졌다.
이 아파트는 2017년 준공돼 전세보증금이 8000만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 27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때문에 A씨는 보증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했다.
A씨는 전날 오전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발견된 유서에는 전세사기 피해 등으로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사망한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주범인 이른바 ‘건축왕’의 30대 딸도 ‘바지 임대인’으로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수사1계는 이날 사기 등 혐의로 건축업자 남모(61)씨의 딸 남모(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 차원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전국 단위 단체를 출범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경인국철 주안역 광장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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