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이닝 무득점→5득점 빅이닝→4이닝 무득점…세우다 만 호랑이 발톱, 또 무너진 좌승사자 [오!쎈 부산]
[OSEN=부산, 조형래 기자] 20이닝 연속 무득점 빈공에 시달리던 KIA 타이거즈. 결국 한 번에 믹이닝을 만들어내면서 비로소 침묵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다시 마운드가 무너졌다.
KIA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7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5연패 수렁에 빠졌다.
KIA는 4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무엇보다 타선이 침체되어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238), 팀 OPS(.608) 모두 꼴찌에 머물고 있었다.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 3회 1득점 이후 4회부터 득점을 뽑지 못하고 있었다. 16일 경기에서는 연장 10회를 치르면서도 득점하지 못했다. 16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타선이 너무 이기려고 하니까 오히려 더 위축이 되는 것 같다”라면서 “타격은 사이클이 안좋은데 이제는 올라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텐데 한 번에 점수를 많이 내든지 해야할 것 같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이날 역시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4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다.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2회 2사 1,2루 기회에서 한승택의 좌전 안타가 나왔다. 짧은 안타였기에 3루 주자 최형우는 3루에서 멈춤 신호를 받았다. 그런데 주루 플레이에서 대형 실수가 나왔다. 최형우는 약간 오버런을 했고 1루 주자 이우성은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3루까지 달렸다. 결국 3루에서 주자들이 만났고 한 명은 아웃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됐다. 최형우가 태그아웃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마운드의 앤더슨은 2회와 3회 각각 2실점 씩 하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그렇게 5회가 왔다. 하지만 5회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 기회를 집중력 있게 살렸다. 그동안의 응어리를 풀어내듯 터졌다. 하위타선부터 기회를 생성했다. 한승택과 박찬호의 연속 볼넷으로 기회를 잡았다. 류지혁이 2루수 땅볼을 때리며 1사 1,3루가 됐다.
이후 연달아 기회를 이어갔다. 이창진의 좌전 적시타로 20이닝 연속 무득점의 침묵을 깼다. 이후 소크라테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계속된 2사 1,2루에서 황대인의 좌전 적시타, 최형우의 우전 적시타로 추격했다. 이후 롯데 우익수 렉스가 송구를 패대기 치는 실책을 범하며 2사 2,3루로 기회가 이어졌다. 그리고 상대 폭투에 힘입어 4-4 동점에 성공했다. 빅이닝은 이미 성공했다. 이후 상대 실책으로 이어진 기회에서 김선빈의 중전 적시타까지 터지며 5점 째를 뽑았다. 5-4로 역전했다.
앤더슨도 2,3회 연속 실점 이후 4회와 5회를 무사히 틀어막으며 팀에 승리 기회를 제공했다. 그런데 호랑이의 발톱이 완전히 세워진 것이 아니었다. 5회 5득점 이후 기세를 확실하게 이어가지 못했다. 이제는 지키는 게 필요했다.
KIA는 6회 임기영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뒤 7회 상대 9번 김민석부터 시작되는 좌타 라인 봉쇄를 위해 ‘좌승사자’ 김대유를 투입했다. 그러나 첫 타자부터 심상치 않았다. 일단 김민석은 투수 직선타로 처리했지만 김대유 얼굴 쪽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직선타였다. 김대유가 얼떨결에 잡았을 만큼 아찔한 타구였다. 일단 1아웃을 잡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안권수에게 볼넷과 2루 도루를 내줬고 고승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이후 렉스에게도 볼넷을 허용,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대유가 책임져야 했던 좌타자 4명 중 단 1명만 처리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좌승사자’가 자초한 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돌아왔다. 전상현이 1사 만루에서 올라왔지만 전준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5-5 동점. 이후 안치홍을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뒤 맞이한 노진혁에게 재역전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았다. 5-7로 재역전 당했다. 3점 모두 김대유의 자책점이었다. 지난 16일 고척 키움전 이정후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은 뒤 2경기 연속 무너졌다.
한 번의 빅이닝을 만들어낸 뒤 타선은 다시 침묵했다. 8회 이우성의 2루타와 한승택의 사구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에서 대타 고종욱, 류지혁 이창진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5연패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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