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벼 대신 콩 심어 연매출 52억 올린 농업인
쌀 소비 줄어들자 작목 변경 결심
육묘 키워 기계 이앙 수확 ‘성공’
소비가 줄고 과잉생산으로 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에 벼 대신 콩을 심어 억대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업인이 주목받고 있다.
전남도는 18일 “나주시에서 콩 재배와 유통을 전문적으로 하는 알곡영농조합법인이 지난해 5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법인은 나주가 고향인 최정웅 대표(47·사진)가 2013년 설립했다.
최 대표는 5년 전부터 논에 벼 대신 콩을 심기 시작했다. 콩 재배 시작 당시 주변에서는 “생산비와 노동력이 많이 든다”며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콩 재배에 승산이 있다고 봤다. 최 대표는 “국내 쌀 소비량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벼를 재배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콩 농사에 뛰어든 그는 새로운 재배 방법을 개발해 수확량을 크게 늘렸다. 기존에 콩 씨앗을 논에 뿌려 재배하는 방식은 새들이 콩을 먹어 치우면서 피해가 컸다고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최 대표는 육묘장에서 싹을 틔운 콩을 옮겨 심는 방식을 개발했다.
콩을 심는 과정도 기계화했다. 재배기술이 쌓이고 기계화되면서 10a(아르·1000㎡)당 콩 생산량은 240㎏에서 280㎏까지 늘었다. 수확까지 드는 비용은 68만원에서 64만원으로 줄었다. 논에 콩을 재배할 경우 전남도의 ‘타 작물 지원사업’으로 10a당 25만원을 지원받는 만큼 농가들의 수익도 높아졌다.
벼보다 수익이 높아지면서 콩을 재배하는 농가가 크게 늘었다. 처음 최 대표의 법인과 계약해 콩 재배를 시작한 농가는 66곳이었지만 올해는 1080곳까지 증가했다. 최 대표는 “쌀은 매년 가격 변동이 크지만 콩은 안정적”이라면서 “농가들이 벼를 재배할 때보다 두 배 정도 많은 소득을 올린다”고 말했다.
농가들이 재배한 콩은 영농법인에서 전량 수매해 두부와 된장 등을 제조하는 국내 식품회사 15곳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법인이 판매한 콩만 500t으로 매출액은 52억원에 달한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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