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책에 실망"…전국 규모 전세사기 대책위 구성[정다운의 뉴스톡]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2023. 4. 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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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주영민 기자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해 사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앵커]
열심히 모은 돈으로 어렵게 장만한 집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 인천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이 안타까운 죽음 뒤에는 최근까지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한 실망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급기야 피해자들이 전국 단위의 대책위를 꾸려 피해를 알리겠다고 나섰는데요. 피해자들은 어떤 대책을 원하는지 인천 현장에 나가있는 주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주영민 기자.

[기자] 
네, 인천 미추홀구에 나와 있습니다.

[엥커]
어제도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는데요, 우선 지금까지 상황좀 정리해주시죠.

[기자]
지금까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한 사망자는 3명입니다. 지난 2월 28일 39살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28살 남성, 어제 31살 여성이 각각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모두 건축왕이라고 불리는 건축업자와 관련한 전세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입니다. 각각 전세보증금 7천만원과 9천만원을 돌려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집도 경매에 넘어가 강제 퇴거 위기에 몰려 있었습니다. 

숨진 피해자들 모두 경매로 집이 넘어가더라도 보증금을 온전히 되돌려 받을 수 없는 상황인 데다 극도의 생활고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지난 14일 숨진 20대 사망자는 생전 부모와의 마지막 통화 내용이 "2만원만 송금해달라"고 할정도 절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어제 사망한 30대 여성 역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국가대표를 지낸 체육 유망주였지만 건축왕의 전세사기 덫에 걸려 쓰러졌습니다.

사망자들은 모두 전세피해지원센터 또는 법률구조공단 등의 기관에 의지해 대책을 찾던 과정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정부의 대책에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가진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기자]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대책은 크게 두 가집니다. 지자체와 LH 등이 마련한 긴급 주거지로 이사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아 그 집을 경매로 구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공하는 긴급주거지가 원룸, 도심 밖 나홀로 주택 등 실거주 요건에 맞지 않아 이 방법을 선택한 이는 인천에서 지금까지 8가구에 불과합니다. 추가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이미 대출을 통해 전세 보증금을 냈다가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대출 조건은 너무 빡빡합니다. 안상미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인서트]
지금 정부 대책이 긴급주거만 쓸 수 있어요. 저희는 사기를 당해서 기존 대출을 갚지 못하잖아요. 기존 대출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고 그럼 무엇보다도 경매가 중지가 돼서….

[앵커]
피해자들은 왜 딱 꼬집어서 경매 중지를 요청하는 건가요?

[기자]
피해자들이 받는 압박은 전세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출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는 것과 또 경매로 인해 강제 퇴거할 수 있다는 불안감, 월세든 전세든 새로운 주거지를 찾으려해도 자금이 없다는 것 등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대출금은 상환 시기를 연장해서 미룰 수 있지만 강제 퇴거와 새 주거지를 찾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미 전세자금이 부족해 대출을 받았는데 새 보금자리를 구하기 위한 자금을 따로 마련할 수 있는 피해자는 거의 없습니다. 경매가 멈추면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마냥 경매를 멈출수도 없을 텐데요.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가진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기자]
맞습니다. 피해자들도 궁극적으로는 건축왕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아 무사히 새 보금자리를 얻는 걸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적으로 벌어진 이 사건에서 피해자 개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정보를 찾아내 민사소송을 통해 얻기는 어렵습니다. 그나마 정부의 수사가 진척되고 민사를 도와준다면 나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도 쌓이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안상미 대책위원장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
우리가 작정하고 빼돌린 사람들의 재산을 추적해서 민사로 환수받기 어려워요. 이미 모든 변호사님들도 손을 떼셨어요. 이 상황에서 나라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잖아요. 너네가 민사로 해결해 하고 있고 남씨 일당은 지금 우리는 죄가 없어 이러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사람이 계속 죽어나가는데 어떻게 해야 되죠. 얼굴 본 사람도 죽어버리는데…

[기자]
결국 피해자들은 오늘 저녁 전국 단위의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어지는 경매를 중단하고 피해자들에게 주거지에 대한 우선 매수권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전국적인 전세사기 피해 실태 조사와 맞춤형 금융 지원, 보증금 채권이나 피해주택 매입 등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주영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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