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 42년째 허락되지 않은 퍼펙트게임…8회 1사 ‘운명의 글러브’[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KBO에 42년째 새 역사가 허락되지 않는다. 8회 1사, 키움 에디슨 러셀의 강습타구가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의 글러브에 맞고 유격수에게 느리게 굴러간 순간. 또 한번 새 역사 창조는 거부됐다.
삼성 왼손투수 백정현(36)이 엄청난 투구를 선보였다. 18일 고척 키움전서 8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1회 시작부터 8회 선두타자 이형종을 삼진 처리할 때까지 22명의 타자를 잇따라 삼진 혹은 범타로 처리했다. 퍼펙트 피칭이었다. 그때까지는.
백정현은 이날 전까지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7.71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제구와 커맨드가 기가 막혔다. 13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이 잇따라 보더라인을 예리하게 파고 들어갔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각도 날카로웠다.
키움 타선은 최근 4연승 과정에서 상당히 달아올랐다. 그러나 백정현을 만나 추풍낙엽이었다. 백정현을 뒷받침하는 삼성 야수들의 수비 응집력도 돋보였다. 그렇게 어려운 타구가 많지 않았지만, 때로는 호수비가 돋보였다.
그렇게 8회 1사까지 지나쳐오자,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정현은 키움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을 만났다. 러셀은 볼카운트 2S의 불리한 상황서 백정현의 5구 체인지업을 타격, 원 바운드 강습 타구를 만들었다. 백정현이 감각으로 글러브를 뻗었다.
이때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유격수 이재현 방면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이재현이 급히 전진 대시했으나 러셀의 1루 도착보다 빠른 수습은 불가능했다. 그래도 이재현은 포구 후 1루에 송구했으나 러셀의 내야안타.
그렇게 백정현의 KBO리그 42년 묵은 역사 창조는 물거품이 됐다. 역시 퍼펙트게임은 아무나 도전하는 건 아니다. 이후 백정현은 9회 김동헌에게 좌선상 2루타, 이정후에게 우중간 1타점 3루타를 맞고 완봉승마저 놓쳤다. 물론 근래 들어 가장 좋은 투구였던 건 확실하다. 패스트볼 최고 138km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었다.
백정현은 담담하게 그 상황을 돌아봤다. "사실 3회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실투도 있었고 안타가 될 만한 타구가 있었는데 계속 잡히더라. 어릴 때부터 꿈이 퍼펙트게임이었는데 뒤에 갈수록 힘들었다. 운이 따랐다. 러셀도 타구가 보이기에 글러브를 뻗었다. 안타가 된 뒤에는 다음 타자를 잘 잡자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힘들다는 생각도 했다. 꿈에서 깬 느낌"이라고 했다.
[백정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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