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고래’ 부커상 최종 후보…한국문학 2년 연속 ‘쾌거’
[앵커]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최종 후보에 천명관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가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에 이어 2년 연속 거둔 쾌거입니다.
김석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물고기는 바다 한복판에서 불쑥 솟아올라 등에서 힘차게 물을 뿜어올렸다. 금복은 믿을 수 없는 거대한 생명체의 출현에 압도되어 그저 입을 딱 벌린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처럼 거대한 욕망.
그런 욕망을 좇는 주인공의 성공과 파멸의 드라마.
6·25전쟁과 근대화 시기를 배경으로 세 여인의 기구한 삶을 특유의 입담으로 치밀하게 그려낸 천명관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
이 작품이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꼽히는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 6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천명관/'고래' 작가 : "책 낸 지도 한참 됐고 그동안 영화 만드느라고 전혀 생각도 못 했는데, 후보에 올랐다 그래서 저도 그냥 약간 그런가? 약간 놀라고 있습니다."]
부커상 재단은 이 소설을 "한국이 전근대에서 탈근대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겪은 변화를 재조명한 모험적 서사"라고 소개했습니다.
한국 문학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건 2016년에 수상까지 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2018년 한강의 '흰', 지난해 정보라의 '저주토끼'에 이어 네 번째.
2년 연속으로 우리 소설이 최종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천명관 작가는 발표한지 20년이 지난 첫 장편소설로 부커상 최종 후보로 호명되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천명관/'고래' 작가 : "이 세계를 바라보는 여러 방식 중 또 하나를 제 작품뿐이 아니라 누구의 작품이든 그런 거를 통해서 새로운 눈을 갖게 되는 거죠, 또."]
올해 부커상 수상작은 다음 달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가려집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서수민 박미주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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