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차 美 보조금 제외…무역장벽 조건 맞추기 박차
[앵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명단이 공개됐는데 우리 기업이 만든 차들은 모두 빠졌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예상한 결과라면서 미국 현지에서 생산 준비를 더 서두르겠다는 입장입니다.
민정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지침이 더 까다로워지면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이 기존 41종에서 22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테슬라와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제조사가 만든 차량들만 해당됐습니다.
국산 전기차 중 유일하게 보조금을 받았던 현대차 GV70을 포함해, 일본 차와 독일 차 등 외국산은 모두 제외됐습니다.
전에는 북미에서 차를 조립하기만 하면 최대 약 천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달부턴 배터리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북미에서 만들고, 핵심 광물도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에서 가공한다는 요건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GV70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중국에서 생산해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지난 3일 : "중국 같은 해외에서 생산된 장비에 의존하는 대신, 공급망은 다시 미국에서 구축될 것입니다. 애초에 미국에서 시작됐던 것입니다."]
우리 자동차업계는 예견된 상황이란 반응입니다.
내년 하반기까지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현대차 공장 준공을 서둘러 생산 기준을 맞출 계획입니다.
[이항구/자동차융합기술원장 : "미국 기업들한테 미국의 전기차 시장을 먼저 넘겨주는 꼴이 되니까, 그런 우위를 잃어버릴 수는 있지만, 일본이나 독일도 다 똑같은 입장이 돼서 '우리가 더 불리한 입장이다' 이렇게 얘기하긴 어려워요."]
특히 상업용 전기차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예외를 인정받기 때문에, 현지 시장에서 리스 차량 등의 판매 비중을 높인단 전략입니다.
정부는 배터리의 경우 보조금 대상 22종 중에 한국 배터리를 쓰는 차가 17종이라, 오히려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거라고 낙관했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신남규
민정희 기자 (j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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