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심은 나무도 뽑아…“오락가락 행정” 비판
[KBS 춘천] [앵커]
원주시가 최근, 2~3년 사이 심고 가꾸었던 가로수와 화단을 갑자기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도심 미관을 개선하고, 걷는 시민들의 보행권을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요,
오락가락 행정에,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원주시청 근처 가로수길입니다.
2021년 원주시가 4억 원을 들여 3km에 걸쳐 벚나무와 향나무, 회양목을 심었습니다.
그런데 2년 만에 이 나무들을 다시 뽑아내기로 했습니다.
[김아름/원주시 단계동 : "조경이 잘 돼 있는 거를 빼, 이렇게 다 뽑아버려야 되나 싶기도 하거든요, 이게 있으니까 매연이나 이런 거로부터 보호도 해주고."]
3년 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조성된 또 다른 터널 숲입니다.
9.7km에 이르는 녹지공간을 띠 모양으로 조성하는데 27억 원이 들었습니다.
지금 길 가운데에 있는 게 회양목이라는 나무입니다.
이렇게, 안전을 위해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나눠놓는 역할도 합니다.
그런데 이곳 역시 원주시가 철거 대상으로 분류했습니다.
일부 시민의 보행권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철거가 결정된 곳이 7곳에 이릅니다.
[김홍석/원주시 가로조경팀장 : "사람들이 좀 보행에 불편하다, 화단도 좀 망가지고. 그런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서 이거를 갖다가 보행환경 개선 차원에서."]
2~3년 만에 심은 나무를 다시 뽑겠다는 원주시의 계획,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장, 살아있는 수목을 옮겨서 심어야 해, 나무 터널을 철거하는 데만 10억 원이 넘는 돈이 더 듭니다.
도시공원자문위원회 역시 원주시의 계획에 대해 예산 낭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아름/원주시의원 : "식재할 때도 비용이 많이 들어갔지만, 그것을 옮겨서 다른 곳에 식재하는 비용뿐만 아니라 그 부분을 메우는 것까지 예상했을 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거로 봐서."]
지적이 잇따르자 원주시는 철거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3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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