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옥 “감독 역할 너무 오래했다”…심경 토로 (‘고두심이 좋아서’) [종합]
[OSEN=유수연 기자] 김창옥이 고두심과 ‘소통 여행’을 즐기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18일 방송된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에서는 소통 전문가 김창옥이 게스트로 출연,캠핑카를 타고 곳곳을 누비며 경남 통영시 사람들을 만나는 ‘소통 여행’을 즐겼다.
캠핑카를 타고 등장한 김창옥은 “인생 살다가 힘들면 해답은 아니어도 속 터놓고 말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지 않나. 제가 여태까지 강연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도 했으니 이 움직이는 집에서 대화로 만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창옥을 발견한 고두심은 “이 차는 왜 빌린 거냐”고 물었고, 김창옥은 “사람이 먹으면 화장실을 반드시 가지 않나. 자기 안에 있는 고민 하나를 덜고 가시라고. 움직이는 해우소 같은 컨셉으로 빌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두심은 “참 말도 잘 갖다 붙인다”고 웃었다.
곧이어 두 사람이 도착한 첫 번째 여행 장소는 편백나무 숲길이었다. 맨발로 숲길을 나선 두 사람은 청진기로 나무의 소리를 듣는 등 자연과의 소통도 이어갔다. 이후 두 사람은통영시 여성축구단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고두심은 “혹시 속에 고민이 있다면 털어놔 봐라”라고 권했고, 축구단 회장은 “연에나 남자보다 축구가 더 좋은데 어쩌나. 축구하려고 친구 결혼식도 거짓말하고 몇 번 안 갔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창옥은 “어떤 영화 대사에 ’내가 없는 곳에서도 나를 생각하나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게 사랑이 시작이라고 한다. 축구장에 있을 때 축구를 생각하는 게 아닌, 축구장에서 떠나있는데도 생각나면 그게 사랑”이라며 “축하일 일이다. 제가 오빠라면 축하해 줄 것 같다. 사랑이 우리의 심장에 얼마나 좋겠나”라며 조언했다.
축구단과 식당에 도착한 두 사람은 도다리쑥국과 멍게비빔밥을 맛있게 맛봤다. 이후 고두심은 “축구 말고 또 속에 고민이 있으면 털어놔라”라고 권했고, 박혜린 감독은 “원래 저의 직업이 감독이라 강한 모습도 보여야 되는데 실상 저 혼자 있을 때는 제가 너무 아이 같더라. 어릴 적 상처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런 상처들을 품고 있으면서 사람들 앞에 서있을 때 가면을 쓰고 강한 척을 해야 해서 혼자 있을 때 고민이 많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에 김창옥은 “아마 처음엔 가면이 아닌 화장 정도였을 거다.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려고 스스로 감정에 화장을 했을거다. 근데 이걸 잘 지웠으면 됐는데, 못 지운 채로 감정을 또 화장을 한 거다. 보통 괜찮은 척, 센 척, 아무문제 없는 척, 아니면 밝은 에너지로 남을 웃겨주고 격려해 주면 내 감정이랑 더 멀어진다. 그러다 보면 혼자 있을 때 ‘내가 뭘 한 거지?’, ‘누가 나지?’ 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전 개인적으로 선생님과 프로그램하면서 감사한 게, 저도 예전에는 감독 역할을 너무 오래했다. 돌아보니 저도 한 사람의 개인인데, 제가 타인의 감정을 돌보는 데에만 맞춰서 해왔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 고두심 선생님과 함께 하면 제가 상담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제가 막냇동생이나 큰아들이 되어서 엄마인 선생님이 다 받아주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나로 있을 수 있는, 김창옥으로 있을 수 있더라. 그러니까 (박혜린 씨도) 그런 순간들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고두심 역시 “나는 감독이기 때문에 강인해져야겠다는 마음을 내려 놔라.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식사 후 서포루에 도착한 두 사람은 17년 차 택시 기사인 배정혜 씨와도 만났다. 배정혜 씨는 “40대 초반에 혼자돼서 애 둘을 키우면서 특별하게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이것저것 하다가 도둑질 빼고는 다 해본 것 같다. 이 일이 너무 좋은 게, 돈 안들이고 내 몸으로 봉사할 수 있어서 좋다. 택시에 사람이 타면 내릴 때까지 기분 좋게 하는게 제 목적”이라며 택시기사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6학년 졸업반을 앞둔 고민에 대해 배정혜 씨는 “고생도 다 지나가고 행복이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이 행복이 영원하지 않을 건데 어쩌지 하는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김창옥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더 소중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고, 고두심은 “지금 잠깐 온 행복인데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냥 계속 살아가는 것 같다. 하루하루 감사하면서”라고 공감했다.
이후 각종 회를 비롯한 해산물 코스를 접하러 온 두 사람. 식사를 하던 중 김창옥은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대처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실 어제 SNS에서 댓글을 봤다. ‘어떤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당신 것을 들으니 당신은 되게 아는 게 없다. 음대를 나와서 그런지 감정에만 호소한다. 공부해라’라고 글을 써 놨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신에게도 안티가 있다는 말이 있다더라. 신이라고, 부처님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다. 하물며 나 같은 인간을 어떻게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 있겠나. 당연히 없다”라며 “누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보면 내 팬들에게는 들을 수 없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김창옥은 “어쩌면 하늘이 내게 이야기 하고 싶은 걸 안티를 통해 주실 수 있으니 고맙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그 사람은 길에서 자빠졌으면 좋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통영에서의 하루를 끝마친 김창옥은 “오늘 사람들을 다리처럼 연결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남겼고, 고두심 역시 “소통으로 역지사지가 되는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창옥은 이후 거제도에서 또 다시 소통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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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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