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전 숨죽인 김선형이 터졌다···SK, 2연속 챔프전 진출

SK 김선형(가운데)과 선수들이 18일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4강 직행 티켓은 내줬지만 챔피언결정전 티켓은 낚아챘다. 서울 SK가 2연속 챔피언에 도전할 자격을 따냈다.

SK는 18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창원 LG를 85-84로 꺾었다. 5전3선승제 4강 PO에서 1·2차전을 승리한 팀이 전부 챔프전에 올랐던 과거의 100% 확률을 이어가며 SK는 창단후 6번째, 그리고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1차전에서 13점, 2차전에서 10점에 그쳤던 김선형이 25득점으로 다시 터지며 자밀 워니(23득점 12리바운드)와 함께 경기를 끌었다.

반면 4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SK와 치열한 싸움을 이겨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고 9년 만에 4강에 직행했던 LG는 리바운드왕인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가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실감하며 3전 전패로 허무하게 봄 농구를 마감했다.

LG가 플레이오프를 위해 영입한 레지 페리는 이날 3차전에서는경기 시작 5분 여가 지나도록 득점하지 못하고 상대 압박에 짜증내다 U파울까지 범한 끝에 자유투로 단 1점을 넣고 2쿼터부터는 완전히 벤치를 지켰다. 경기 시작 27초 만에 골밑 핵심 김준일까지 부상으로 교체된 악조건 속에서도 LG는 대추격전을 펼쳤으나 2차전에 이어 다시 1점 차로 물러났다.

3차전은 초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리바운드에서 10-6으로 앞서며 SK가 일방적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적시적소에 4개의 3점슛까지 더해 30-14로 달아났다.

2쿼터 초반 격차는 더 벌어졌다. LG의 외곽슛이 계속 불발되는 사이 SK는 내곽에서 워니와 김선형, 외곽에서 허일영의 슛까지 터져 3분43초 만에 41-20으로 ‘더블스코어’를 만들었다.

그러나 LG가 따라가기 시작했다. 국내 선수들의 외곽슛에 단테 커닝햄이 워니를 막기 시작했다. 41-54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LG는 3쿼터 대추격했다.

정희재가 3점슛까지 더해 연속 5득점 뒤 커닝햄의 골밑슛과 자유투까지 더해 56-49로 단숨에 따라붙었다. 3쿼터 2분45초 만에 구탕이 3점슛, 30초 뒤 다시 3점슛을 정확하게 꽂아넣으며 55-56로 1점 차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SK는 잡히지 않았다. 워니가 다시 살아났다. 2쿼터에 2점밖에 넣지 못한 워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골밑슛으로 3점 차를 만든 뒤 잇달아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내 분위기를 돌려놨다. 롱패스로 최성원의 3점슛을 어시스트했고, 63-57에서 이재도의 3점슛이 불발되자 리바운드를 잡아내 속공으로 연결, 김선형의 골밑슛을 어시스트해 65-57로 점수 차를 벌렸다.

결국 SK가 73-66으로 앞선 채 4쿼터를 시작했으나 다시 LG가 추격했다. 이관희의 연속 슛으로 73-70으로 따라간 뒤 75-70에서는 구탕의 2연속 슛으로 75-74, 또 1점 차를 만들었다.

1점 싸움이 시작됐다. 77-76에서 워니와 김선형이 연속 득점, 81-76으로 SK가 달아났다. LG가 83-82로 다시 따라붙었지만 종료 58초 전, 정희재의 공을 김선형이 가로챈 뒤 29초를 남기고 레이업슛을 넣었다. LG가 이재도의 슛으로 다시 85-84를 만들자 마지막 작전타임을 거친 SK는 마지막 20초 동안 LG의 수비를 따돌리며 공을 돌려 그대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전희철 SK 감독은 “1점 차로 쫓겼지만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고참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가운데 챔프전까지 이끌었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