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못 버티는 학교 급식노동자들 “1인당 식수 많고 폐암 우려 높아”
충원 미달로 노동환경 악화
“배치기준 조정 등 대책 필요”
지난해 퇴사한 학교 급식노동자 중 절반 이상은 정년을 채우기 전에 스스로 일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도 퇴사자 3명 중 1명은 입사 후 반년도 되기 전에 일터를 떠났다. 학교 급식노동자들은 1인당 식수 인원 배치기준을 조정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학교 급식노동자의 퇴사 급증과 채용 미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득구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에서 학교 급식노동자 1만3944명이 퇴사했다. 정년 퇴임 전에 자진 퇴사한 학교 급식노동자 비율은 2020년 40.2%(1328명)에서 2021년 45.7%(2051명)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55.8%(3016명)에 달했다.
입사 후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퇴사한 학교 급식노동자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중도 퇴사자 중 입사 6개월 이내에 퇴사한 학교 급식노동자는 1104명(36.6%)이었다. 이는 2020년(316명·23.8%)보다 3배 이상 많다.
퇴사자가 늘어나는데 신규 인원 충원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신규 채용 예정 인원은 4023명이었는데 873명(21.7%)을 아직 채용하지 못했다. 강원지역의 미달률은 100%로 6명 정원이던 조리실무사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부산(49.5%)과 서울(48.8%)도 미달률이 절반 가까이 됐다. 최혜정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 부지부장은 “(학교 급식노동자들은) 대체 인력이 없어 병가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노동자들은 1인당 식수 인원이 과다해 노동강도가 높고 폐암 우려가 큰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2021년 3월 기준 전국 학교 급식노동자의 1인당 평균 식수 인원은 146명이다. 2018년 국회 정책자료에 나온 공공기관 급식노동자의 1인당 식수 인원(65.9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정경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부적절한 배치기준이 1인당 조리흄(발암물질) 노출 빈도와 산업재해 빈도를 높이는 원인”이라고 했다.
이어 “더 열악해진 노동환경이 퇴사와 충원 미달을 부르고, 이로 인해 노동환경이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이 형성된다”며 “교육당국이 하루빨리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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