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서도 ‘집단 전세사기’ 터지나

경찰 신고자 “피해자 수십명”
250여채 임대한 집주인 부부
세금 밀리며 파산 절차 예고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도 집단으로 전세사기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화성동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동탄에서 전세사기가 벌어진 것 같다”면서 “피해자도 수십명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화성시 동탄1동에 소재 한 오피스텔 전세 임차인이다. 그는 전세 만료 후 수개월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임대인이 최근 세금을 체납하면서 오피스텔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는 취지의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자에 의하면 임대인은 부부 관계로, 동탄·병점·수원·용인 등지에서 운영 중인 오피스텔이 250여채에 이른다. 오피스텔은 주로 A공인중개사를 통해 위탁운영해왔는데, A공인중개사는 최근 폐업했다. 이런 가운데 임대인은 최근 문자를 통해 세입자들에게 “오는 6월부터는 세금 체납이 예상돼 오피스텔 소유권을 이전받아가라”고 통보했다. 사실상 파산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현재 오피스텔 소유권을 이전하려면 각종 세금과 떨어진 가격으로 2000만~5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한다는 게 피해자의 설명이다. 특히 세금 체납에 따라 수백채에 달하는 오피스텔이 공매에 넘어갈 경우 처리 기간만 기본 1~2년이 소요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여러 건 게재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사기 등 혐의로 임대인 B씨와 C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사기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에 착수한 상태”라면서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으며, 수사를 좀 더 진행한 뒤 혐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진·김태희 기자 ijchoi@kyunghyang.com